“유커 몰리는 강남 잡아라” 추가 면세점 혈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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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3곳 신규허용 잇단 출사표
강남지역, 中관광객에 새 명소로… 롯데 월드타워점 국내 최대화 야심
현대 무역센터점 마이스 활용 별러… 신세계도 사업확대 도전 나설 듯

‘이제는 서울 강남이다.’

최근 정부가 서울시내에 4곳의 추가 면세점을 올해 안에 내주기로 함에 따라 강남 3구(강남, 송파, 서초)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올해 말 관세청으로부터 새로 면세점 사업권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총 4곳. 이 중 중소·중견 기업 몫인 1곳을 제외한 3곳을 놓고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입찰에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개점 장소로 선택한 곳이 서울 강남지역이라는 것이다. 20일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은 총 10곳으로 이 중 9곳은 명동, 장충동, 여의도 등 주로 강북 지역에 있고 강남에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현재까지는 강남을 방문한 외국인이라도 면세 쇼핑을 할 곳이 충분치 않아 강북에 있는 면세점들을 이용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서울 여행의 필수 코스로 강남을 넣고 있어 면세점 업계는 강남 지역을 ‘새로운 시장’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강남 지역 면세점 출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설치 허가를 받으면 기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 일대는 국내 유일의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2021년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서는 등 서울 시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떠오르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허가를 받으면 5년간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의 시내 면세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장 규모를 3만6000m²로 확대하고 수족관, 롯데월드 등이 어우러진 강남권 최대의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물줄기가 최대 123m까지 솟아오르는 대형 하모니 음악 분수를 석촌호수에 조성하는 등 강남관광벨트 조성 계획도 수립했다.

또 업계는 1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이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추가 시내 면세점 특허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점은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지인 강남역과 한강 등지와 가까워 입지 조건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코스가 명동, 경복궁 등에서 강남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라며 “내년이면 13곳까지 늘어나는 ‘면세점 춘추 전국시대’에서 강남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업체들에는 새로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유커#강남#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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