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日, 방북금지 핵-미사일 과학기술자에 한국 국적 재일동포 2세 교수도 포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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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재직 교수… “북한 간적도 없는데… 이유 몰라”
총련 관련 재단서 연구장려금 받아… 日 공안당국의 ‘경고조치’ 가능성

일본 정부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라 방북 때 재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핵·미사일 과학기술자 5명 중에 한국 국적의 40대 재일동포 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간부와 핵·미사일 기술자 등 모두 22명에 대해 제재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3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교토(京都)대 원자로실험소의 변모 준교수는 2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이와 관련한 대학 측의 조사도 이뤄졌다. 재일동포 2세로 한국 국적인 그는 조사에서 “북한에 간 적이 없는데 왜 이런 조치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교수는 나고야(名古屋)대를 졸업하고 교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특별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미국 일본 원자력학회에 소속돼 있다. 교토대는 노벨상 수상자를 6명이나 배출한 명문대이며 변 교수는 최근 2년 연속으로 일본원자력학회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과학자다. 이 때문에 제재 대상 지정의 배경에 국립대 ‘핵 두뇌’가 북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총련과 밀접한 관계인 ‘김만유과학진흥회’에서 연구장려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련 거물이자 북한의 현대식 병원 설립자인 김만유 씨의 이름을 딴 이 재단은 재일 조선인 과학자 지원을 위해 1982년 설립됐다. 2005년 북한에 의약품을 불법 수출한 혐의로 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인과학기술협회와 함께 경찰에 압수 수색을 당했다.

변 교수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원자력학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한국 대학에서 특강을 하는 등 한국을 여러 차례 왕래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앞으로는 한국 활동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일동포 관계자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건 총련 또는 북한과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 공안당국에서 일종의 경고 조치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본보는 변 교수의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일본 우익들은 제재 대상자 명단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며 “재입국 금지 대상을 전체 ‘조선적’(광복 후 일본에 남았지만 한국 또는 일본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재일동포)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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