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우리車만 팔아야 인센티브” 수입차의 갑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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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산업부
강유현·산업부
BMW코리아가 지난해 말 코오롱글로벌을 제외한 딜러사들에 ‘로열티’라는 이름으로 추가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로열티는 BMW 차량만 판매하는 딜러사에 차 값의 0.5%를 추가 마진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꽤 탄탄하다는 수입차 딜러사들의 영업이익률이 1% 안팎인 경우가 많은 현실을 볼 때 ‘마진 0.5%’라 해도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논란이 생긴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선 지난해 8월 코오롱그룹이 아우디코리아와 딜러 계약을 체결한 것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한 딜러가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취급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BMW코리아가 코오롱의 협상력 확대를 경계해 이례적으로 로열티 제도를 만든 것으로 분석한다. 코오롱은 1월 볼보자동차코리아와도 딜러 계약을 했다.

로열티 제도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딜러사들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이긴 하지만, 같은 BMW 딜러들끼리도 할인 경쟁을 해가며 손님을 쟁탈해야 하는 시장 현실을 감안하면 결국 코오롱에 더 ‘적은 실탄(마진)’이 제공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의 차를 판다는 이유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딜러사가 다른 브랜드를 운영했을 때 영업 기밀이나 노하우가 새어 나갈 수 있는 폐해를 막기 위해 로열티 항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브랜드를 팔더라도 영업 기밀, 인력 보안 등 평가요소에서 점수를 잘 받으면 동성모터스처럼 로열티 마진을 전부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성모터스와 관계기업인 동일모터스 및 토요타동일모터스는 각각 2000년부터 렉서스, 2009년부터 도요타 차를 팔고 있어 이미 ‘다(多) 브랜드 체제’가 고착화된 회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MW코리아가 과거부터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동성모터스는 눈감아주고 새롭게 메가 딜러로 성장하려는 코오롱만 문제 삼는다”고 해석했다.

수입차 업체가 차와 부품을 들여오지만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주체는 딜러다. 이 때문에 수입차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여러 브랜드를 판매하면서 규모를 키운 ‘메가 딜러’ 육성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딜러의 규모가 커지면 노하우를 갖춘 기술자와 서비스 인력을 육성하기 쉽고, 서비스센터에 투자할 여력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미국 펜스케와 오토네이션, 일본 야나세 등 메가 딜러 체제가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국내에선 수입차 1등 업체인 BMW코리아가 딜러 양성에는 뒷전이라는 지적을 받는 게 현실이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인센티브#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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