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 ‘6000명 유커’ 功 다투는 지자체-관광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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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인·소비자경제부
손가인·소비자경제부
“이렇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창덕궁에서 만난 궈청린(郭成林·34) 중국 아오란그룹 총재는 자신들을 초대해 준 한국에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이달 3일 7박 8일간 포상 휴가로 한국을 찾은 아오란그룹 임직원은 6000여 명. 인천시는 이들의 방문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120억 원을 넘겼다고 5일 밝혔다.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신규 면세점들도 아오란그룹이 방문한 날 개점 이후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다. 인천시는 아오란그룹과 ‘2018년까지 인천 관광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아오란그룹이 떠나자마자 잡음이 일고 있다. 아오란그룹 유치에 관여한 한국관광공사와 인천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등이 ‘공 다툼’을 하는 모양새다.

우선 관광공사와 면세점 쪽에서는 “숟가락만 얹은 인천시가 생색은 다 낸다”는 불만이 새 나온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항저우로 휴가를 가려던 아오란그룹을 설득하기 위해 관광공사 광저우 지사 직원과 면세점 담당자가 아오란그룹 본사가 있는 광저우를 찾아가 설득한 끝에 유치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면세점 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다른 행사가 잡혀 있다’며 아오란그룹 유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인천시가 유치가 성사돼 화제가 되자 인천시 주도 행사처럼 홍보하는 데 열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처음부터 참여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일정이 인천에서 이뤄졌고, 교통 등 각종 지원을 통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지원한 만큼 인천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반문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포상휴가 관광객 수는 2011년 13만5000명이었지만 2014년에는 21만1000명으로 늘었다. 포상휴가 관광지로 유명한 태국 등 동남아 국가는 대규모 컨벤션 시설을 갖추고 있고 이웃 일본은 지방정부에서도 지원에 나서는 등 각국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한 번의 성공을 두고 우물 안에서 누가 더 잘했는지 다툴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써야 할 때다.

손가인 소비자경제부 gain@donga.com
#유커#지자체#관광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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