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창덕]‘곡물 버킷 챌린지’ 운동을 시작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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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지금 이 시각에도 기아와 영양실조로 하루에 수만 명이 죽어가고 있고 10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해마다 버려지는 식량이 전체 생산의 3분의 1이라고 했다. 버려지는 식량의 4분의 1을 줄이면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면 전 세계 식량 생산을 32%까지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도 했다.

지구촌 전체적으로는 비만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살을 빼려는 다이어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2010년 기준 지구촌 인구의 15% 정도가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는 반면 약 20%가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굶주리는 원인은 나라마다 다양하겠지만 국내로 좁혀보면 경제적인 문제다. 하지만 세계 전체로는 곡물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인이 제일 크다. 사람이 먹어야 할 곡물이 고기 생산에 사용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영양학적으로 보면 1kg의 고기를 만드는 데 소는 12∼14kg, 돼지는 6∼8kg, 닭은 2∼4kg의 곡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1kg의 고기는 평균 곡물 7kg이 투입돼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소는 평생 먹는 것의 6.5%가 고기로, 양은 13%가 고기로, 돼지는 35%가 고기로 전환된다.

어쨌든 건강을 위해 몸무게를 줄이겠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위에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국민도 있고 동포도 있고 지구촌 이웃도 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한다. 바로 ‘곡물 버킷 챌린지(Crops Bucket Challenge)’다. 살 1kg을 뺀다면 그 무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곡물 7kg만큼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한때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를 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생각한다. 살을 빼려면 뺀 만큼의 일정 양(量)을 우리 농산물로 주위에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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