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기 ‘가야금 산조 앨범’ 결정판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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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숨소리 등 원음 그대로 녹음… 음악감상 돕기위해 추임새도 없애

가야금 산조 앨범을 낸 황병기 명인. 씨앤엘뮤직 제공
가야금 산조 앨범을 낸 황병기 명인. 씨앤엘뮤직 제공
가야금 현의 떨림이 청아한 소리와 함께 귓가로 전해진다. 연주자의 들숨과 날숨도 간간이 들려온다. 가야금 악기 본연의 울림과 주변 공간의 여음이 가야금 선율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씨(78)가 ‘정남희 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 앨범을 발매했다. 황 명인은 8일 “내 생애 마지막 가야금 산조 앨범이 아닐까 싶다”며 “마지막 앨범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선율을 만들어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앨범의 콘셉트는 한옥의 사랑채 공간을 활용한 옛 풍류방의 음악이다. 그는 “옛 방식 그대로 가공되지 않은 원음 그대로를 음반에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앨범에선 내가 연주하며 내쉬는 숨소리와 악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잡음까지도 모두 들을 수 있다. 이를 인위적으로 없애지 않고 연주의 일부로 수용해 살려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마이크를 대여해 녹음작업을 마쳤다.

이 앨범은 총 2장의 CD로 구성돼 있다. 1번 CD에 담긴 산조의 연주시간은 무려 70분에 달한다. 대개 가야금 산조의 연주시간은 40∼50분이다.

“목수가 가구를 짜듯 지난 63년간 가야금 연주자로 살며 스승인 김윤덕의 스승 정남희의 산조 가락을 손질하고 내 방식으로 보충했다. 산조 연주의 결정판을 1번 CD에 담았다고 자부한다.”

2번 CD에는 짧게 축약한 세 개의 산조 연주가 실려 있다. 이번 앨범의 특징 중 하나는 여느 가야금 산조와 달리 ‘추임새’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산조를 듣는 사람들이 음악 자체에 몰두해 관조적으로 감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임새를 뺐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가야금#황병기 명인#추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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