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서 동시다발 러브콜… ‘외교 꽃놀이패’ 쥔 인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시진핑, 취임후 첫 인도 방문… 산업단지-고속철 등 ‘經協 선물’
美, 9월말 이틀간 정상회담 잡아… 日은 對인도 투자 2배 ‘통큰 베팅’

“중국은 군사적으로나 어떤 방법으로든 인도 봉쇄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부장조리는 9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을 앞두고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부장조리는 “양국 모두 큰 개발도상국가로서의 공통이익을 갖고 있다. 수천 년의 우호 관계를 갖고 있는 양국 사이에는 어떤 전략적 경쟁도 없고 ‘봉쇄’와 같은 말도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11, 12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몰디브 스리랑카 인도를 잇달아 방문한다.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은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가 이처럼 인도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최근 인도의 외교적 입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이 인도양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진주 목걸이처럼 인도 반도를 둘러싼 인접 국가의 거점 항구 건설을 지원한다는 ‘진주 목걸이’ 전략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이번 시 주석 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은 스리랑카나 파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투자나 항구 건설은 인도에는 경제적 안보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산업단지 건립 및 고속철 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할 예정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29, 30일 만난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개별 방문도 아니고 회의 참석차 오는 외국 정상을 연이틀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은 이와 반대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각각 인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시 주석의 이번 인도 방문에서는 국경 분쟁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8일 “인도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동의하기를 바란다면 중국도 ‘하나의 인도’ 정책을 인정해야 한다”며 인도가 관리하는 아루나찰프라데시 주를 중국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을 간접 비판했다.

인도는 중국의 영토 문제나 남중국해에서의 ‘팽창적 행태’에는 날을 세우면서도 경제 협력에는 적극적이다. 또 대중 견제를 위한 미일과의 협력에도 수위 조절을 하는 등 실리 외교를 극대화하고 있다.

앞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달 1일 자국을 방문한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 투자를 5년 안에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상 연합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키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지지로 화답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인도#중국#러브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