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명예 다 갖춘 지검장이 왜?… 전문가 “억눌렸던 욕구 비정상적으로 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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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사회지도층에 해당하는 검찰 고위간부 신분이었던 그가 왜 이런 비정상적 행동을 하게 됐는지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김 전 지검장의 음란 행위는 성도착증의 하나인 노출증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22일 “비정상적 방법으로만 성적 쾌감을 얻는 성도착 증세를 보인 것이다. (김 전 지검장이) 성기를 외부에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성도착증 중 하나인 노출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 행동(노출)에서 성적 쾌감을 얻고 △주변에 피해를 주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어하지 못하며 △이런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도착증 환자로 진단한다.

김 전 지검장은 왕복 7차선의 대로변에서 20여 분간 5차례 음란행위를 했고, 그를 발견한 여고생을 놀라게 했다. 또 이런 행동을 하면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 만한 수사기관의 장이면서도 행동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런 점으로 보면 노출증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의 행동이 6개월 이상 지속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출증 증세는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우 성의학연구소 박사는 “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학력 수준과 성 인식 수준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전 지검장이 근무 중에는 자신의 지위로 인해 억눌렸던 욕구가 인적이 드문 심야시간대에 비정상적으로 표출됐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병문 마음과마음 정신과 용인수지점 원장(정신과 전문의)은 “노출증 환자 10명 중 7명은 평소에는 평범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는 판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이철호·최혜령 기자
#김수창#지검장#남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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