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몬테크리스토’ 윤공주 “메르세데스, 나에게 딱 맞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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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30일 0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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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윤공주(32)를 처음 무대에서 본 것은 2004년 ‘사랑은 비를 타고’의 공연장이다. 토끼 머리띠에 흡사 코르셋과 같은 의상을 입고 나타난 신인배우 윤공주는 청아한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현재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메르세데스’를 맡아 열연 중이다.

전도유망한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임태경·엄기준·김승대·류정한)와 결혼을 앞둔 메르세데스는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간 단테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랑하지 않는 몬데스와 결혼을 하는 비운의 여성이다. 2010년 초연 이후 세 번째 메르세데스를 맡은 윤공주는 전작 배우와는 다른 매력으로 무대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저에게 딱 맞는 옷 같아요. 제 성향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라서 연기하기가 편했어요. 메르세데스를 연기하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메르세데스는 단테스의 죽음을 듣고도 18년 동안 그를 마음속에 간직했고 또 그의 아들을 낳아 모성애를 보여주잖아요. 언제나 단테스를 사랑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랑을 하고 있어서 행복해하고 있어요.”

몬테크리스토 2막에서는 단테스가 감옥에서 탈출하고 18년 뒤의 모습을 보여준다. 메르세데스도 싱그러운 소녀에서 남편 몬데스의 아내로, 아들 알버트의 엄마로 살아간다. 윤공주는 똑같은 무대에서 수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생김새도 목소리도 달라진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나이가 변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아니었어요. 함께 살았던 남편과 내가 키운 아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말투와 목소리가 바뀌더라고요. 꼭 바꿔야겠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상황과 상대배우가 저를 변화시켜줬어요.”

윤공주는 이번 ‘몬테크리스토’를 통해 6년 만에 엄기준을 만났다. 윤공주가 신인시절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그리고 2007년도 창작뮤지컬 ‘하루’를 엄기준과 함께 했다. 그는 “오빠는 이제 스타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굉장히 바쁘더라. 오랜만에 기준오빠와 연기하니 마음이 편했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공연을 마치고 기준오빠와 순대국을 먹었어요. 그런데 오빠가 저에게 고맙다고 했어요.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대선배인 오빠가 쑥스러워하며 칭찬을 해 준거죠. 덕분에 무대에서 더 편해졌고 눈빛만 봐도 다 알 것 같은 기분이에요.”

무대에서 엄기준과의 키스신도 궁금했다. 엄기준은 역대 몬테크리스토 중 가장 키스를 잘하는 배우라고 관객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윤공주는 웃으며 “관객들이 뭐라고 안 하던가. 기준오빠 팬이 많아서…. 아무래도 둘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초반 밖에 없어서 키스신이 좀 많다. 여러분,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 했다.

윤공주는 엄기준 뿐 아니라 류정한·임태경·김승대와 열렬한 로맨스를 펼친다. 그는 “정한오빠는 눈빛만 봐도 편한 분이고 태경오빠는 노래를 잘 하셔서 내가 좀 묻어갈 수 있다.(웃음) 승대오빠는 나와 가장 나이차가 적다. 그래서 공감대가 가장 깊은 것 같다. 매일 멋진 남자들과 사랑을 하고 있다. 남자 복이 많은 여배우다”고 말했다.

윤공주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청아한 목소리와 가창력이다. 매번 이런 성량을 소화하는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에이~아니에요. 저 춤 잘 춰요”라며 은근슬쩍 자신의 장점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노래를 잘한다고 말할 수 없는데 춤은 좀 자신 있어요. 앙상블할 때부터 무대에서 정말 많이 췄어요. 감각도 있는 것 같고요. 하하하. 노래, 연기, 춤 실력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만큼 실력이 드러나는 분야죠. 그래서 늘 연습을 하고 있어요. 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끼고요.”

윤공주는 대학교를 다니며 난생 처음 뮤지컬을 보고 반해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윤공주는 “삶을 뒤돌아보니 ‘개천에서 용 났다’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피식 웃었다.

“참 어떻게 다 했는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어요. 오디션을 보고 탈락되면 좌절할 때도 있었고요. 가끔은 남들이 날 봐주지 않을 때 속상하고 억울하기도 했죠.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스스로 넘어서야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나가는 세월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았고요. 그래서 일기를 쓰면서 순간순간 잘 살아보자는 생각을 해요.”

윤공주는 ‘몬테크리스토’를 마치고 9월 27일에 개막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넘어가 꼽추 종지기 ‘콰지모토’를 사로잡은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로 변신한다.

“계속 변신한다고요? 만날 똑같은 여성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여배우로서 다른 색깔을 보여줘 관객들에게 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E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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