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붙자!” 매트 위의 씨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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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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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체육회, 초등교에 이동식 씨름전용매트 보급… 여학생들 더 뜨거운 반응

모래 대신 매트 위에서 씨름을 즐기는 어린이들. 바닥에는 조선시대 풍속화가 김홍도의 씨름도가 그려져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씨름 전용 매트를 전국의 초등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모래 대신 매트 위에서 씨름을 즐기는 어린이들. 바닥에는 조선시대 풍속화가 김홍도의 씨름도가 그려져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씨름 전용 매트를 전국의 초등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이젠 모래뿐만 아니라 매트 위에서도 씨름을 한다.

국민생활체육회가 사라져가는 전통 씨름을 되살리기 위해 씨름 전용 매트를 보급하고 있다. 최근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모래 씨름장이 점차 사라져가자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씨름 전용 매트를 보급하는 것이다. 국민생활체육회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전국 98개 초등학교에 씨름 전용 매트를 보급했다. 앞으로 이 매트의 장단점과 활용법을 정밀 분석한 뒤 보급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민족혼이 깃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씨름 매트를 사용해 초등학생들에게 씨름을 가르치는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삼전초등학교 한창우 교사(47)는 학생들의 씨름에 대한 반응을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 씨름을 접하는 어린이들은 누구나 씨름을 좋아하고, 특히 여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는 것이다. 전국씨름연합회 황경수 사무처장은 “씨름 교실에서 간단히 씨름을 가르치고 나면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초등학교까지는 남녀 학생들의 체격 차이가 크지 않고 때로는 여학생들의 체격이 더 큰 경우도 있어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삼전초등학교 씨름부 감독인 한 교사는 국민생활체육회에서 보급한 이동식 씨름 매트를 이용해 씨름판이 없는 서울시내의 다른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씨름 교실을 열고 있다. 그는 “올해 오정, 잠동, 성내, 홍파, 구남, 경수초등학교에서 씨름 교실을 열었고, 이번 겨울방학에는 금옥초등학교에서 일주일간 씨름 교실을 열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은 매트를 깔아주면 마음껏 뒹굴고 누워서 장난도 친다. 모래도 묻지 않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씨름 매트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가로세로 각 7m에 높이 10cm인 이 씨름 매트는 여러 조각으로 나눌 수 있어 들고 이동하기 편리하고 쉽게 설치할 수 있다. 표면은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수 처리를 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모래 씨름장을 들고 다닐 순 없으나 씨름 매트는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매트를 보급하기로 했다.

황 처장은 “취미로 씨름을 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국 씨름왕 대회를 열면 보통 2000∼3000여 명이 참가한다. 프로씨름단이 많이 없어지면서 씨름 선수는 줄어들었지만 씨름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아직 많다”며 “씨름 매트를 이용한 씨름 교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 중 하나인 씨름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씨름 매트를 보급한 학교들을 중심으로 2013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간가량씩 씨름 교실을 열어 어린이들에게 씨름에 대한 친근함과 관심을 높여갈 계획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씨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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