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살만 루슈디의 ‘역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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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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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여마법사/살만 루슈디 지음·송은주 옮김/492쪽·1만5000원·문학동네

살만 루슈디 문학동네 제공
살만 루슈디 문학동네 제공
소설 ‘악마의 시’로 이슬람 과격 집단의 암살 위협에 시달려온 작가가 2008년 발표한 작품이다. 16세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

계속되는 전투에 지치고, 미덥지 못한 왕세자로 인해 걱정이 많은 인도 무굴제국의 삼대 황제 아크바르 앞에 어느 날 금발의 젊은 유럽 사람이 나타난다. 젊은이는 오직 황제에게만 들려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피렌체에서 세상의 반을 가로질러 왔다고 말한다. 황제의 허락을 받은 그는 자신이 무굴제국의 창시자 바바르의 막내 여동생에게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소개해 황제를 깜짝 놀라게 한다.

반신반의하는 황제 앞에서 젊은이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바로 자신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카라 쾨즈 공주에 관한 이야기다. 공주는 오빠인 바바르가 우즈베크의 샤이바니칸에게 패했을 때 언니와 함께 포로로 끌려갔다. 그 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거치며 굴곡 많은 인생을 산다. 이 여인을 중심으로 마법과 전쟁이 얽힌 이야기가 펼쳐진다. 메디치, 마키아벨리 같은 인물이 작품에 등장한다.

루슈디는 이 책을 발표하기 전 한 모임에서 “앞으로 글쓰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사’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작가로서의 본모습을 되찾겠다는 뜻이었다. 그런 선언과 함께 내놓은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역사와 전설, 환상과 현실을 잘 버무리는 작가 특유의 작법이 드러난 작품’이라는 호평이 많았지만 ‘역사와 전설을 이상하게 뒤섞은 작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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