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불황 탈출? 점포 이모작에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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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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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라멘 밤엔 사케

《 자영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점포가 많아지고 있다. 소비는 위축되는데 재료비, 인건비, 임차료는 계속 오르다 보니 고사 위기에 빠진 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것. 비용 상승분만큼 가격이라도 올려보고 싶지만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떨어져 나갈까 선뜻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난국을 헤쳐 나갈 해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점포의 가동률을 높이라고 조언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점포의 가동률을 높인다는 것은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들쑥날쑥한 매출 편차를 줄여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메뉴 복합화 전략이나 이모작 운영, 판매채널 다각화 등이 좋은 예이다”라고 말했다. 》
○ 메뉴 복합화로 일년 내내 성수기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는 업종의 경우 메뉴 복합화 전략을 통해 점포 가동률을 높이면 계절에 따른 매출 편차를 극복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아이스크림 카페인 ‘까페 띠아모’를 운영하는 나홍민 씨는 커피를 접목
해 아이스크림 비수기인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사진 제공 FC창업코리아
서울 송파구에서 아이스크림 카페인 ‘까페 띠아모’를 운영하는 나홍민 씨는 커피를 접목 해 아이스크림 비수기인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사진 제공 FC창업코리아
대표적인 것이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 매장이 깔끔하고 노동 강도가 낮아 운영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겨울철에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 띠아모’를 운영하는 나홍민 씨(42)는 아이스크림에 커피를 접목한 메뉴 복합화 전략으로 겨울철 아이스크림의 매출 감소를 극복했다.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이 매출을 끌어올리고 겨울철에는 커피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커피 수요를 고려해 점포 분위기도 기존 테이크아웃 형태의 아이스크림 매장이 아닌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카페형 매장으로 바꿨다. 그 덕분에 아이스크림 비수기인 요즘도 66m² 남짓한 점포에서 월평균 2500만∼3000만 원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서 ‘굴마을낙지촌’을 운영하는 김우종 씨(34)는 굴과 낙지를 접목해 사계절 가동이 가능한 점포를 만들었다. 굴은 참살이 트렌드를 타고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여름철에는 신선도 문제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약점이다. 이에 김 씨는 뚝배기낙지밥, 낙지해물탕, 낙지볶음 등 여름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 낙지 요리를 추가했다.

굴 전문점의 비수기라는 올 5월에 창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낙지 매출이 뒷받침되면서 월평균 4000만 원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씨는 “이제 본격적인 굴 요리의 성수기를 맞이한 만큼 앞으로 매출이 20∼3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지붕 두 점포

밥집이나 술집처럼 특정 시간대에만 손님이 몰리는 업종의 경우 그 외 시간에는 점포 가동이 거의 안 된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큰 타격을 입는 점포가 많다. 이런 경우 시간대 별로 소비층이 다른 아이템을 접목한 이모작 운영으로 ‘한 지붕 두 점포’ 효과를 내면 점포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박가부대찌개 두루치기’를 운영하는 신원택 씨(40)는 한 점포에서 부대찌개 전문점과 두루치기 전문점의 기능을 접목했다. 점심시간에는 부대찌개로 식사 수요를 잡고, 저녁에는 삼겹살과 낙지 두루치기로 술손님을 잡는다.

신 씨는 “보통 밥집은 점심 장사가 주를 이루는데 우리는 점심과 저녁 메뉴를 달리 해서 저녁 시간의 테이블 회전율까지 높였다”면서 “인건비 등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매출이 늘어 수익률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낮에는 일본 라멘전문점이었다가 밤에는 사케전문점으로 변신하는 ‘멘무샤’, 패밀리레스토랑과 생맥주전문점을 결합한 ‘치어스’ 등의 프랜차이즈 점포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한 지붕 두 점포’라 할 수 있다.

○ 판매 채널 다각화도 가동률 높여

판매 방식을 다양하게 마련함으로써 점포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치킨버거전문점인 맘스터치의 진주 교대점을 운영하는 이준희 씨(30)는 매장 판매, 포장 판매, 배달 판매의 3가지 방식을 가동하고 있다. 이 씨는 “오전과 오후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판매를, 저녁에는 호프 손님들을 대상으로 홀 판매를, 심야에는 가정에 배달 판매를 한다”며 “다양한 판매 방식 덕분에 영업을 시작하는 오전 11시부터 영업을 마치는 밤 12시까지 점포가 계속 가동된다”고 말했다.

도시락 전문 체인점인 ‘한솥도시락’은 테이크아웃 판매를 주력하면서 점포 안에 음료와 컵라면 등의 제품을 갖춰 매장 판매를 병행한다. 팬시문구복합매장인 ‘색연필’은 문구 판매를 주력으로 하면서 책과 DVD를 빌려주는 기능과 잉크충전 기능 등을 더해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강병오 대표는 “점포 가동률을 높이는 것은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번갈아 구동하면서 연료소비효율을 높인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아이템을 접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또 점포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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