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에서 쫓겨난 박찬호 “슬프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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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7)가 트레이드 마감일인 1일 소속팀인 뉴욕 양키스의 대대적인 선수 보강에 맞춰 유탄을 맞고 사실상 방출 통보를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양키스 구단은 1일 클리블랜드에서 오른팔 케리 우드(33)를 데려오면서 박찬호를 방출 대기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박찬호는 앞으로 열흘이내에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거나 자유계약선수(FA)를선언하고 새 둥지를 알아봐야 한다.

통산 27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던 양키스에서 생애 첫 우승반지를 꿈꿨던 박찬호의 도전도 이로써 막을 내렸다.

박찬호는 올해 2월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양키스와 1년간 기본 연봉 120만달러, 보너스 30만달러 등 총 15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경험 많은 투수가 적은 양키스 불펜에서 노련한 투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29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부진했다.

2차례 세이브 찬스가 있었으나 모두 날려 블론 세이브 2개를 기록했다. 애초 8회 등판하는 셋업맨에 앞서 6~7회를 막는 보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이와 상관없이 크게 이기거나 크게 지고 있을 때 등판해 다른 투수들의 이닝을 막아주는 '이닝 세이버' 노릇을 했다.

최근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박찬호는 지난달 30일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 11-1로 앞선 9회 3점이나 주면서 결정적으로 벤치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면 사실상 빅리그에 올해 안으로 다시 올라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박찬호가 FA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새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큰 팀이 아닌 올해를 접고 내년을 준비하는 약팀일 공산이 짙다.

박찬호는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비즈니스다"면서 "선수 생활을 접기 전에 양키스에서 즐거운 경험을 해봤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몇 년 더 뛸 수 있기에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난 여전히 공을 던질 수 있다"며 다른 팀에서 계속 현역으로 마운드에 서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도 "박찬호의 구종이나 능력은 여전히 좋다. 양키스에서는 여러 이유로 통하지 않았지만 다른 팀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새 팀에서 선전을 당부했다.

한편 양키스는 우드를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우드는 클리블랜드에서 1승 4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6.30으로 썩 좋지 못했지만 박찬호보다 젊고 구속이 빠르며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34세이브, 20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잠근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키스는 또 휴스턴의 강타자 랜스 버크먼도 영입하는 등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전력 강화 작업을 마쳤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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