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선화/우리가 쓰는 한자는 ‘韓字’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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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상형 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한글을 혼용한다. 오랜 세월 한자를 국자(國字)로 사용해 왔는데 그 명칭이 잘못 쓰이고 있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글자라면 당연히 韓字여야 하는데 漢字로 쓴다.

용어는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역사성을 반영하므로 많은 연구를 거쳐서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한국에서 쓰는 용어는 한국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식민사관에 따라 만들어진 수많은 용어가 역사를 왜곡한 채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박혀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있다. 수천 년 써온 국자인 상형문자로 된 말을 버리고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쓰자는 운동이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가장 큰 오류는 한자는 한족이 만든 중국 글자이고 한글만 우리 글자라는 생각이다. 이런 오류는 글자 이름에서 비롯된다. 한국에서 쓰는 한자는 모양은 중국과 같으나 고대부터 사용하는 발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중국 발음과 완전히 다르다. 자기 나라의 글자 이름을 제대로 쓰지 않는 일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이다.

박선화 부산 금정구 구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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