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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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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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 부결 회견… 3일 李대통령 귀국후 공식 사의표명할 듯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시 수정법안 부결에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시 수정법안 부결에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데 대해 이번 안을 설계했던 책임자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발표한 ‘국회의 세종시 법안 처리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저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진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총리직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7월 3일 귀국하면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공식 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정 총리는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독대하고 이미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은 제가 짊어져야 할 이 시대의 십자가였다. 지난해 9월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의 선택은 똑같을 것”이라며 “정의와 이성에 호소하면 결국은 문제가 풀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미래와 충청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이 진정 옳은 것인지 헤아려 달라는 저의 목소리는, 충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에 가려 크게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것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반대하는 분들을 끝까지 설득해 내지 못한 것은 저의 능력과 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등에 업고도,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면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에 대해 “정략적 이해관계가 국익에 우선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안타깝지만,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국회의 결정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는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되며 모든 논란과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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