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 내 맘 다 알죠? 아니요, 얘기해야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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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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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신달자 지음/352쪽·1만3000원·문학의문학

신달자 시인은 시인뿐 아니라 에세이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백치애인’, ‘물위를 걷는 여자’부터 최근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에 이르기까지 출간했던 에세이집마다 큰 호응을 받았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는 그가 2년 만에 출간한 신작 에세이집이다. 주로 자치단체나 대학, 기업 등에서 선보였던 강의내용을 바탕으로 산문을 집필했다. 수록된 글들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위안과 격려의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어깨가 처진 가장들, 조급증과 불안에 시달리는 30대, 무기력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주부들 등 각계각층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저자는 말을 걸듯 따뜻하고 친근감 있게 문장을 풀어간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본심을 숨기는 것이 예의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을 차려놓고도 ‘차린 게 없다’고 말하고 차마 ‘맛 있냐’고 묻지 못해 반어적으로 ‘맛이 없죠?’라고 묻는 한국 사람들. 쑥스럽고 부끄러워 본심을 숨기고 반대로 행동하지만 결국은 그런 감정이 얽히면서 문제가 생기고 만다. 본심을 솔직히 털어놓는 문화는 그래서 중요하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다 보면 사랑은 절로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앞부분에는 주로 저자의 체험담과 문학 텍스트 등을 바탕으로 가족, 인간관계, 화해 등을 다룬 글이 실렸다. 냉담, 박대 속에서도 박목월 선생을 여덟 번 찾아간 끝에 등단하게 된 일화나 아버지에 관한 가슴 찡한 에피소드도 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기계발과 관련된 글도 보인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경영석학 톰 피터슨의 강연 등 다양한 예를 들면서 긍정적인 태도, 성실함, 배려와 존중을 강조한다. 시인은 “사는 것이 힘들다 보니 나부터도 주변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살아온 것 같다”며 “이 책이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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