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색 칼럼]클럽과 대표팀 ‘윈윈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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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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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대한민국은 과연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랍 휴스와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한준희 KBS 해설위원, 양종구 본보 기자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을 네 가지 색깔로 봤다. 스포츠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네 가지 맛을 느끼며 월드컵을 즐길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은 최근 자국 출신인 잉글랜드 아스널 사령탑 아르센 벵게 감독과 설전을 벌였다. 도메네크는 FC 바르셀로나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프랑스 대표팀 멤버 윌리암 갈라스를 출전시킨 데 대해 “책임감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갈라스는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다. 벵게는 “갈라스에게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갈라스가 뛸 수 있다고 해 출전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갈라스는 경기 초반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다시 쓰러졌다.

이에 도메네크는 선수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벵게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잉글랜드 클럽을 프랑스 대표팀보다 우선순위에 놓았다”고 헐뜯었다. 벵게는 갈라스가 아스널 소속이라고 반박했다. 수백만 파운드의 봉급을 아스널이 주고 있으며 32세의 갈라스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럽이나 대표팀 모두 선수가 플레이할 때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출전이 잦으면 체력 소모도 크다. 특히 아시아나 남미, 아프리카 선수들은 대표팀을 위해 바다를 건너갔다 오는 상황이 봉급을 주는 클럽 입장에선 아주 미묘하다. 그래서 클럽과 대표팀의 관계는 언제나 갈등 관계다.

박지성에게 의지하고 있는 한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긴밀하게 협조한다. 한국은 박지성이 맨유에서 잘하기를 바란다. 대표팀이 필요할 땐 박지성을 가장 먼저 부른다. 만일 단순한 평가전이라면 한국은 박지성이 맨유에 집중하도록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리그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한국과 맞붙는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의 간판선수들. 위부터 나이지리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 그리스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 한국 미드필더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리그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한국과 맞붙는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의 간판선수들. 위부터 나이지리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 그리스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 한국 미드필더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도메네크는 이렇게 타협적이지 못하다. 그는 수주 전에 한 신문을 통해 최종 엔트리 23명은 5월 18일까지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으면 월드컵에 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도메네크가 최후통첩을 할 당시 13명의 예비 대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5월 22일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올랭피크 리옹은 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리옹 선수들과 바이에른 뮌헨의 프랑크 리베리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출전할 경우 클럽에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로 월드컵 출전의 꿈을 빼앗을 권리가 과연 도메네크에게 있을까. 프랑스 대표팀 선수가 소속된 클럽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도메네크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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