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워커힐쇼 외국 관객들 한국 전통공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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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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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붕 중앙대 교수 ‘꽃의 전설’ 선보여

40여 년 역사의 워커힐 쇼로는 처음 한국적 소재만으로 구성한 창작쇼 ‘꽃의 전설’을 출연자들이 연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40여 년 역사의 워커힐 쇼로는 처음 한국적 소재만으로 구성한 창작쇼 ‘꽃의 전설’을 출연자들이 연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우리나라 전통 연희와 전통춤, 음악이 결합해 조화로운 맛을 내는 비빔밥 같은 공연을 만들겠습니다.”

1963년 루이 암스트롱의 내한 공연과 함께 시작된 워커힐 디너쇼. 40여 년 동안 때로는 서구 문화의 수입 창구로, 때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역할을 해왔다. 이 워커힐 쇼가 최초로 한국 공연으로만 구성된 창작 쇼 ‘꽃의 전설’을 5일 개막했다. 식사를 한식으로만 구성하는 것도 처음이다.

‘꽃의 전설’을 연출하는 정호붕 중앙대 국악대 교수(사진)를 개막일인 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씨어터 리허설 현장에서 만났다. 전통무예를 결합한 춤과 비보잉이 함께 펼쳐지고 있었다. 도깨비 탈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무대세트 위에서는 여주인공이 살풀이춤을 췄다. 하늘의 남자인 미르가 땅의 여자인 아라를 마마왕에게서 구출하기 위해 싸움을 펼치는 장면이다.

이번 공연에는 정 교수 외에도 ‘명성황후’ ‘영웅’의 무대 디자이너인 박동우 중앙대 연극과 교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등 각종 TV 프로그램과 연극, 2002년 월드컵 개막식 음향감독 등을 맡았던 김태근 씨가 참여한다. 정 교수는 “그동안 워커힐 쇼는 서양공연 위주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관객의 상당수가 외국인인데 쇼에서 한국 전통 문화를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꽃의 전설’은 미르와 아라가 사랑을 이뤄간다는 단순한 줄거리로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위에 부채춤, 살풀이춤, 승무 등 각종 전통춤과 전통음악은 물론 차전놀이와 줄타기 등 전통 연희를 다양하게 얹었다. 아라가 마마왕에게 핍박받을 때는 살풀이춤을 추고, 아라와 미르의 첫날밤에는 옆에서 사랑가를 부르는 식으로 전통 문화가 공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정 교수는 “초반에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겠지만 앞으로는 한국인 관객들도 단지 ‘워커힐 쇼’를 본다는 차원이 아니라 공연의 질에 관심을 갖고 보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 공연 오후 5시, 7시 반 개막. 6만∼30만 원. 02-455-5000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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