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주류를 거부하는 두 경계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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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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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에서 춤추다/서경식, 다와다 요코 지음·서은혜 옮김/240쪽·1만3000원·창비

두 명의 저자 모두 ‘경계인’이다. 서경식 씨는 재일동포 2세로 도쿄게이자이(東京經濟)대 법학과 교수다. 서 교수는 한국 신문에도 칼럼을 기고하는 등 활발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다와다 씨는 와세다(早稻田)대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고 1982년 독일로 건너가 활동하는 작가다. 1993년 일본의 권위 있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일본어로 주고받은 일곱 편의 편지를 담았다. 집, 이름, 놀이 등 일상적인 소재부터 번역, 순교 같은 묵직한 주제까지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지적 경연을 벌인다.

저자들은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으로서 이런 주제들을 때로는 주류 시선과는 다르게 풀어낸다. ‘순교’를 주제로 한 편지에서 다와다 씨는 대의를 위해 개인이 목숨을 버리는 문화를 비판한다. 서 교수는 사회가 개인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문화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생사를 국가에 맡기지 않은 ‘자기 생명의 주권자’로서의 순교가 드물지만 실제로 있다고 말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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