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타포커스]경동 이경민 끝내기 홈런 프로지명 '겹경사'

  • 입력 2003년 6월 30일 16시 28분


코멘트
경동고 에이스 이경민(18·3학년)은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의 흥분이 쉽게 가라 앉지 않는 듯 인터뷰 내내 상기된 표정이었다.

30일 인천고와의 16강전. 3대3 무승부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9회말 2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경민은 인천고를 대통령배 4강으로 이끈 넘버원 투수 반재륭의 바깥쪽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을 가볍게 넘겼다. 비거리는 115m.

“공이 농구공 만하게 커 보이더라구요. 정확하게 맞춘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휘둘렀습니다.”

이경민은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타격 뿐만 아니라 마운드에서도 빼어난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선발로 나와 8.1이닝을 8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정교한 컨트롤로 사사구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7개 잡아냈다.

2주전 경동고와의 연습경기때 149km를 찍었을 만큼 스피드가 뛰어나다. 약점은 약한 체력. 지난해 등 부상으로 전반기에 투구를 하지 못한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는 탓. 이경민은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10km구보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루 두차례씩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

이경민은 이날 경사가 겹쳤다. 경기가 벌어지던 시간 열린 2004 프로야구 신인 2차지명에서 전체 12번으로 두산 베어스로부터 지명을 받은 것.

“두산 유니폼을 입게 돼서 너무 기뻐요. 8살때 부터 두산 팬이었거든요.”

이경민은 183cm 84kg의 당당한 체격과는 달리 얼굴이 귀여운 편이라 친구들로 부터 ‘타조알’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귀여운 얼굴과는 달리 고집은 센편.

구암초등학교 4학년때 야구 유니폼을 입은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여 야구를 하기로 결심한 이경민은 두달동안 학원 안가기, 밥안먹기 등 할 수 있는 ‘땡깡’은 다 부려 결국 부모님으로 부터 야구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이정기(45), 임미화(42)씨의 2남중 차남. 영화배우 손예진 같은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