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타포커스]인천고 김성훈 ‘위기에 강한 남자’

  • 입력 2003년 6월 26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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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고 양후승 감독은 7대4로 쫓긴 7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아직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1학년 학생을 마운드로 불러 올렸다.

김성훈. 신입생 답지 않게 182cm 78kg의 다부진 체격과 두둑한 배짱을 갖춘 김성훈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섞어던져 후속 두 타자를 투수앞 땅볼과 우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김성훈은 8회 타선이 3점을 보태 승리가 굳어지자 9회에는 아예 외야수 글러브로 바꿔끼고 우익수 수비를 하러 나섰다. 그러나 화순고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점을 따라붙으며 끝까지 저항하자 2사 1,2루에서 ‘확인사살’을 위해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내야안타 하나를 맞긴 했지만 후속타자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2이닝 1안타 무실점. 비록 인천고가 10대5로 대승을 거둬 김성훈의 활약이 크게 빛나지는 않았지만 승리에 공헌을 한 것만은 틀림없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하는 대 투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공을 던지는 김성훈은 올해 거의 중간계투로만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욕심이 없진 않지만 어깨도 보호할 겸 중간계투로 나서는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야구 유니폼을 입은 김성훈은 아버지가 중2때 당뇨병으로 돌아가신 이후 더욱 야구에 열심이다. 조그마한 맥주집을 운영하며 헌신적으로 자식을 뒷바라지 해 주고 계신 어머니 추수경(41)씨에게 효도를 하기위해서다.

시카고 컵스 최희섭의 팀동료인 마크 프라이어를 좋아한다.“깔끔한 투구가 맘에 들어요.”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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