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대북정책 잘하는데 경제 미흡"

  • 입력 2001년 2월 21일 18시 35분


《동아일보는 25일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해 전국(제주도 포함)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김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와 2002년 대선 전망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화면접 방식으로 20일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신뢰 수준에서 ±3.1%다.》

김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99년 2월 81.9%, 2000년 2월 73.7%에서 취임 3주년을 맞는 현 시점에선 44.5%로 급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각각 16.0%, 24.3%에서 46.9%로 급증한 이유는 무엇인가. 특히 사회 중견 세대인 40대연령층에서 김대통령에 대해 “잘못했다”는 부정 평가가 60.1%까지 치솟은 이유는 무엇인가.

주 원인은 경제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권핵심부에선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경제 체감지수는 그런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김대통령이 한 일 중 가장 잘못한 일”을 묻는 자유선택형 질문에서 ‘경기침체’를 꼽은 사람이 25.9%로 단연 1위였다. 뒤이어 ‘구조조정’(6.7%), ‘실업자 양산’(3.9%) 등, ‘가장 잘못한 일’ 상위 4가지가 모두 경제문제였다. “김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분야”에 대해서도 ‘경제정책과 경제안정’(59.7%), ‘실업자해결’(6.1%)이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김대통령이 한 일중 가장 잘한 일”로는 ‘남북대화’(34.2%)가 단연 1위로 꼽혔다. 대북정책은 분야별 직무수행 평가에서 유일하게 취임 2주년 때의 조사보다 점수가 올라갔다. 그만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각 분야에서 김대통령이 한 일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는 문항에서는 ‘경제위기 극복’이 100점 만점에 52.6점(2주년 때는 68.8점), ‘부정부패 척결’ 48.3점(2주년 57.1점), ‘지역갈등 해소’ 48.2점(2주년 50.3점), ‘정치안정’ 44.4점(2주년 50.3점)으로 50점을 겨우 넘었거나 대부분 미치지 못했다.

남북대화와 경제에 대한 이같은 상반된 평가는 국민이 대북정책에서의 성취는 인정하지만 경제 악화로 인한 고통이 더 크고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전반적으로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년후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아질 것”이라는 답이 39.3%로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10.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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