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이슈]SW업체 인도인력 수입 "붐"

  • 입력 2000년 6월 5일 12시 44분


국내 정보통신 업계가 일은 많은데 사람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지난해 말 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4년까지 21만명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도의 전문인력을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도인들은 전세계 소프트웨어의 3분의1을 만들어낼 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한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동향에도 민감해 업체들로서는 군침을 흘릴 만하다.

실제로 최근 동양애드컴은 국내 11개 벤처회사에 연말까지 100명의 인도인력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설계’와는 별도로 인도인력 수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첫 번째 문제는 언어 장벽. 동료사원과의 협동작업을 통한 시너지가 중요한 벤처업계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인도인들이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난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국내업체의 기존인력과 제대로 융화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인도 인력 수입에 의문을 제기했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조건도 걸림돌. 민주노총의 박점규 정보통신 차장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부당노동행위가 횡행하는 상황에서 고급인력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임금은 둘째로 치더라도 임금 이외의 복지와 혜택까지 고려하면 인도의 최고급 인력이 굳이 미국 등 선진국을 놔두고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싼값에 고급인력을 쓰려는 안이한 발상보다는 국내인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굳이 외국인력을 수입하려면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정부차원에서 믿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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