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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살기]화성 봉담 이희선교수

입력 1999-02-17 20:34업데이트 2009-09-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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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에 연주자 이희선(李喜善·52·경희대 음대)교수.

그의 집은 경기 화성군 봉담읍 수기리의 보통리저수지 옆 ‘호수마을’에 있다. 잘 자란 정원의 잔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의 그늘시렁, 넓은 거실창…. 요즘 그는 매일 아침 테라스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완상(玩賞)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또 틈만 나면 부인 한영옥(韓英玉·52·전 패션디자이너)씨와 지척의 용주사 융건릉으로 산책을 떠난다.

일산신도시에 살다가 이곳에 이사온 것은 97년 10월. 그는 이곳에 온 뒤 ‘자연의 축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아지 다롱이와 대발이 백구 등 ‘견공(犬公)3인방’도 정원에서 뒹굴며 장난치느라 바쁘다.

도시를 떠난 이유는 단 두가지. 유난히도 좋아하는 개, 그리고 널찍한 공간이 그 이유다. 96년말 40평 아파트로의 이사를 계획하다가 평당 48만원에 택지를 분양한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대지 1백85평에 건평 40평의 이 집을 짓는데 든 공사비는 2억원 가량. 출근길도 봉담∼의왕 고속화도로와 수원서부우회도로 개통으로 차를 몰면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이곳 호수마을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인정 두터운 이웃들과 함께 즐기는 행복한 삶. 이 마을에는 교수 기업인 언론인 등 22가구가 모여 사는데 정이 넘쳐 오히려 걱정스럽다고 할 정도로 우의가 좋다.

상조회를 구성한 뒤 서로 간에는 ‘네것 내것’이 없다. 텃밭 채소는 누구나 뜯어갈 수 있고 김장도 함께 담그며 등산 헬스클럽도 같이 다닌다. 지난 연말에는 주민 40여명이 모여 송년회도 가졌다. 꼬마들의 장기자랑과 어른들의 노래자랑, 춤으로 밤을 하얗게 새웠다. 이런 가족적인 동네 분위기는 10년간 이탈리아 유학후 귀국해 독창회를 준비중인 처남 한양호씨(37·성악)와 상조회원중 막내인 심재호씨(37)가 주도한다. 보름전 심씨는 논의 물구덩이에서 미꾸라지를 건져 추어탕을 끓여냈고 그 답례로 이교수는 바비큐파티를 열었다.

두주불사(斗酒不辭)인 그는 술좌석으로 귀가가 늦어지면 서울 강남에 있는 아들(26)의 재즈기타 연주실로 가 하룻밤 신세를 진다.

“시골생활에 젖어 이제는 서울의 복닥거림이 아득한 옛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교수가 쓴 ‘전원일기’의 한 토막이다.

〈화성〓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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