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국창호]자동차 화재 예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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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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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창호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국창호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서울 남산 1호 터널에서 주행하던 자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속한 대처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자동차 결함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냉각수 부족과 냉각계통의 고장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력을 만들어내는 엔진은 연료를 연소시켜 발생한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해 이용하는 열기관이다. 따라서 엔진 내부의 연소온도는 2000도 이상 오르고 엔진에 그 열이 전달돼 고온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온도가 무한정 오르면 금속재료로 만든 엔진은 열 변형을 일으키고 이상 연소되는 ‘노킹(knocking)’ 현상이 발생해 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엔진에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냉각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 냉각장치에 문제가 발생하면 주행 중 시동 꺼짐, 이상폭발 현상 및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엔진을 냉각하는 방법으로는 공기로 냉각하는 공랭식과 물로 냉각하는 수랭식이 있는데 자동차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 자동차가 주행 중 발생하는 공기저항만으로 엔진을 냉각시키는 것은 부족해 엔진 내부에 냉각수를 주입하게 된다. 물의 대류현상을 이용해 냉각된 낮은 온도의 물이 엔진을 식히면서 위로 올라와 냉각수를 냉각하는 방열기인 라디에이터로 들어간다. 대류 현상만으로는 물의 순환 성능이 떨어지므로 팬벨트로 워터펌프를 구동해 강제로 압력 순환을 시킨다. 라디에이터는 주행 중 발생한 공기저항 및 저속 또는 정지 상태에서 선풍기와 같은 전동팬을 사용해 물을 냉각하고 다시 엔진으로 주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엔진을 냉각한다.

이때 라디에이터를 통해 냉각된 냉각수의 온도는 냉각 전보다 6∼8도 떨어진다. 대기압에서 물의 끓는점은 100도인데 엔진은 쉽게 이보다 온도가 더 오르기 때문에 압력식 캡을 사용해 압력을 높이게 된다.

후드(보닛)를 열면 자동차 앞부분에 검은색 라디에이터 탱크가 보이고 캡 위에 ‘caution(주의)’이라는 영어와 함께 ‘시동 중에는 뜨거우니 절대로 열지 마시오’라고 쓰인 문구를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차종에 따라 캡에 0.9 또는 1.1이라고 적혀 있다. 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정상적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압력식 캡이 라디에이터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0.9∼1.1기압 올려 거의 2기압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엔진 내부의 냉각수는 100도가 아닌 112도까지 비점이 상승한다. 엔진 과열 시 후드 내부에서 흰색 수증기가 발생하고 시동이 꺼지거나 이상 폭발음이 발생하는 ‘오버히트’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다.

즉, 엔진 과열의 원인은 냉각계통의 이상에서 찾을 수 있다. 냉각수 부족, 라디에이터, 압력식 캡, 냉각팬, 수온조절기, 워터펌프, 팬벨트 등의 이상에 의해 엔진 과열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엔진 과열로 일어나는 사고는 주기적인 자동차 점검을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운전 중 운전자가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계를 확인하는 것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엔진의 온도가 예열되기 전에는 냉각수 온도계가 C 부근에 있다가 예열되면서 점점 올라간다. 이때 온도계의 위치가 중간에 있는 게 정상이다. 중간보다 H에 가깝게 되면 과열이 되고 있다는 뜻이므로 정비소에서 점검과 함께 원인을 찾아 수리하면 된다.

자동차는 연료만 넣어주면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이다. 따라서 미세한 부분에서 기계적인 문제가 생겨도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자동차의 전기·전자부품들은 열에 취약한 반도체로 되어 있다. 자동차를 우리 생활의 유용한 필수품으로 쓰기 위해선 세심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국창호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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