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글로벌경쟁서 고군분투… 한국기업 힘의 원천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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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월감과 불안감의 결합은 아주 색다르면서도 똑같이 강력한 또 다른 성공 욕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트리플 패키지(에이미 추아, 제드 러벤펠드·와이즈베리·2014년) 》
 
 며칠 전 국내 대기업에서 신산업 분야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를 만나 “동종업계 글로벌 기업과 비교했을 때 당신들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연구개발(R&D) 인력이 자신의 회사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설명으로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연구도 더 일찍 시작했고, 인프라도 앞서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답변했다.

 “과거 이보다 더 어려운 분야 연구를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5년 일찍 시작했지만 양산(量産)은 우리가 먼저 했다. 이번 분야도 한국인들이 잘할 거라고 믿는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이 책이 떠올랐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집단들이 세 가지 문화적인 공통점으로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트리플 패키지(Triple Package)’다. 그 공통점은 △우월 콤플렉스(집단의 우월성에 대한 깊이 내면화된 믿음) △불안감(자신이 가진 것이 근본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 △충동 조절(어려운 과제 앞에서 포기하고픈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로 요약된다.

 이 책은 “우월감에 불안감이 더해지면 성공 욕구가 생겨나고, 우월감에 충동 조절이 더해지면 시련을 이겨내는 힘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집단의 문화 안에서 트리플 패키지의 세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 구성원들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을 실천하거나 받아들일 의지와 능력이 엄청나게 강해진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한국의 산업을 일으킨 것도 우리가 더 잘해낼 거라는 ‘우월 콤플렉스’와 현재는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불안감’,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충동 조절’일지 모른다. 최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인들을 보면서 이 책에 제시된 ‘우월감과 충동 조절 능력의 역학’이 머릿속을 맴돈다.

 “인생은 전쟁과도 같다. 잔인한 운명의 무자비한 공격들, 우리를 계속 짓누르는 시스템, 포기하고픈 강렬한 충동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글로벌경쟁#한국기업#트리플 패키지#에이미 추아#제드 러벤펠드#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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