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 카페]아메리칸 드림은 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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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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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스티글리츠 ‘불평등의 대가’

지난해 8월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 주코티 공원에서 처음 시위가 벌어졌을 때 이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시위가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데 기여한 유명 인사 중 한 명이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다. 그가 시위 초기에 현장을 방문해 시위대들이 내건 슬로건인 ‘금융자본의 탐욕과 불평등이 미국 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하면서 월가 시위는 탄력을 받았다.

그런 스티글리츠 교수가 이달 초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정면으로 조명한 신간 ‘불평등의 대가: 분열된 사회는 우리의 미래를 얼마나 위험에 빠뜨릴까’를 내놓았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이 다른 어떤 선진 국가보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월마트 상속인 6명이 가진 부가 미국 하위 30%가 보유한 부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불평등의 심각성은 미국 사회의 가장 큰 장점이자 경쟁력이었던 ‘아메리칸 드림’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최근 30년간이 미국의 중산층에는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 시기 중산층의 평균소득은 급전직하했다. 그는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번영의 과실을 공유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유층의 자본이득과 주식배당소득 등에 대한 세금을 처음으로 인하한 빌 클린턴 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회 멤버였던 그는 당시 이 조치를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술회했다. 부유층의 감세는 성장 촉진보다는 불평등을 낳아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불행하게도 이는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불평등의 심화는 부유층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빈부 격차로 과거에는 미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월가 시위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사회가 불안해지고 이는 결국 부유층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을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불평등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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