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65>孟子曰以力假仁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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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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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公孫丑(공손추)·상’의 제3장으로 첫마디를 따서 以力假仁章(이력가인장)이라고 부른다. 짧은 글이지만 覇道(패도)와 王道(왕도)의 차이를 설파한 것으로 유명하다.

以力假仁에서 力은 토지, 재산, 병력 등을 말하고, 假仁이란 인을 빌려 자기 공으로 삼는다는 말로, 실제로는 그런 마음이 없으면서 겉으로만 아주 인자로운 듯이 꾸미는 것을 뜻한다. 覇는 覇諸侯(패제후·제후들 가운데 으뜸이 됨)를 가리킨다. 覇必有大國이란 ‘패자는 반드시 대국을 차지하게 된다’는 말이 아니라 ‘패자가 되려면 반드시 대국을 소유해야 한다’는 말이다. 패자는 춘추시대 제나라 桓公(환공)이나 진나라 文公(문공) 같은 이들이다. 以德行仁은 내면에 덕을 지니고 인자한 정치를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王不待大는 王不待大國의 준말로, 왕자가 되려면 대국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즉 왕자가 되려면 대국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湯以七十里와 文王以百里는 모두 마지막에 동사 王(왕 노릇 하다, 왕도를 실천하다)이 생략되어 있다. 은나라 탕왕은 사방 70리의 땅에서 일어나서 하나라 桀王(걸왕)을 정벌하고 왕 노릇 했다. 주나라 문왕은 사방 100리의 땅에서 일어나 차츰 은나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그 아들 무왕이 결국 은나라 紂王(주왕)을 정벌하고 천하를 차지했다.

종래의 정치 지도자들 가운데는 以力假仁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이들은 한때 권력을 쥘 수는 있었지만 권력을 잃기도 전에 뭇사람의 指彈(지탄)을 받았다. 주자(주희)는 이렇게 말했다. 덕으로써 仁을 행하면 내가 마음에 얻은 것을 가지고 미루어 가는 곳마다 仁 아님이 없다. 현대사회에 적용해서 말한다면, 사회의 지도층이 以德行仁할 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고 사회 전체가 평화스러우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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