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64>齊宣王이 問曰人皆謂我毁明堂이라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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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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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왕·하’ 제5장이다. 이 장은 앞의 제4장과 마찬가지로 맹자와 제나라 宣王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大意도 또한 같다. 군주가 자신의 욕심을 억제하고 天理를 따라 王政을 행할 것을 권면하는 내용이다.

人皆謂我毁明堂은 ‘사람들이 모두 나더러 명당을 부수라 한다’는 뜻이니 謂의 직접목적어가 我, 간접목적어가 毁明堂이다. 明堂이라고 하면 풍수지리설의 음택을 생각하기 쉬우나, 본래 明堂은 神明이나 鬼神(귀신)을 明潔(명결)하게 제사지내는 곳으로 군주가 정무를 보는 곳을 말한다. 특히 제나라 선왕이 말한 명당은 泰山(태산)에 있는 명당으로, 주나라 천자가 동쪽 지방을 巡狩(순수)하면서 諸侯(제후)들에게 朝會(조회)를 받던 곳이다. 전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주나라 천자가 더는 순수하지 않게 되었고 그렇다고 제후가 그곳에 거처할 수도 없었으므로, 사람들이 제나라 선왕에게 이 명당을 부수라고 권한 것이다.

‘毁諸, 已乎’는 ‘부수어야 합니까, 아니면 말아야 합니까’라고 질문한 말이다. 諸(저)는 지시사 之와 종결사 乎를 결합한 어사이다. 王者之堂은 왕이 제후를 소집하고 政令(정령)을 내는 堂이란 말이다. 王政은 왕의 정치란 말이지만, 맹자는 覇道(패도)가 아니리 王道의 이념에 따라 정치를 행하는 것을 뜻했다. 則은 가정(조건)과 결과를 연결하는 접속사다. 勿毁之의 勿은 금지하는 말이다.

맹자는 제나라 선왕에게 왕도정치를 권면했다. 이미 주나라 왕실을 떠받드는 尊王의 시대가 아니었기에, 누구든 不嗜殺人者(불기살인자·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루길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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