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66>父 母(부모)

  • 입력 2003년 5월 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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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母(부모)

恩-은혜 은鞠-기를 국 昊-하늘 호

耽-즐거울 탐乾-마를 건 咽-삼킬 연

여러 가지 恩惠(은혜)가 있겠지만 父母님의 恩惠만한 것이 있을까? 낳으시고 길러주시는 恩惠야말로 그 어떤 恩惠보다도 성스럽고 눈물겹다. 중국의 고대 經典(경전)중 하나인 詩經(시경)에서는 이를 두고 ‘生鞠之恩’(생국지은)이라고 표현하면서 부(부·어루만짐), 畜(축·사랑해줌), 長(가르쳐 줌), 育(길러줌), 顧(고·보살펴 줌), 復(복·감싸줌), 腹(복·품에 안아줌) 등 7가지를 들고 있다. 물론 자식으로서는 평생을 두고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恩惠가 아닌가. 그래서 그 詩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欲報之德(욕보지덕)-그 恩惠 갚고자 하나,

昊天罔極(호천망극)-하늘같아 끝이 없네.

父母에 대한 자식의 도리는 그 뒤 ‘孝’(효)라는 개념으로 정착되면서 儒家(유가)의 주요 德目(덕목)으로 자리잡게 된다. 본디 ‘늙은이를 부축한다’는 뜻에서 출발한 이 글자는 늙은 부모님을 잘 奉養(봉양)한다는 뜻으로 바뀌면서 人倫(인륜)의 第一義(제일의)요 百行(백행)의 으뜸으로 인식되었다. 儒家의 經典중 孝를 논한 것이 孝經임은 물론이다.

父母의 恩惠는 佛家(불가)에서도 중시하는 德目이다. 인간으로서 지니는 4가지 恩惠를 두어 ‘四恩’(사은)이라 하면서 그 첫 번째로 父母恩을 들고 있다. 父母恩重經(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님의 恩惠를 10가지로 들고 있다.

1. 懷耽守護(회탐수호·품고 지켜줌) 2. 臨産受苦(임산수고·출산의 고통을 감내함) 3. 生子忘憂(생자망우·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음) 4. 咽苦吐甘(연고토감·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음) 5. 廻乾就濕(회건취습·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임) 6. 乳哺養育(유포양육·젖 먹여 길러주심) 7. 洗濁不淨(세탁부정·손발이 다 닳도록 씻어주심) 8. 遠行憶念(원행억념·먼 길 떠날 때 걱정하심) 9. 爲造惡業(위조악업·자식을 위해서라면 나쁜 일까지 서슴지 않음) 10. 究竟憐愍(구경연민·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심).

그 뿐인가. 어머니는 출산 시 3말 8되의 피를 쏟는가 하면 8섬 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같은 부모의 恩惠를 생각하면 자식은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오른 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그 큰 須彌山(수미산)을 백 번, 천 번 돌아도 다 갚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인가? 孔子도 3000가지의 죄악 중 不孝가 으뜸이라고 했다. 내일이 어버이날, 바로 父母님의 恩惠를 생각하는 날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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