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룡의 부부클리닉]"자신감 있는 여성을 좋아하는 남편"

  • 입력 2004년 6월 27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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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사업을 시작한 후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다. 부인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했다. 그러다보니 싸우는 횟수가 늘어났다.

남편은 외도는 없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접대할 일이 많아져서 귀가시간이 늦게 되고 가끔 차에서 쉬다가 잠이 들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부는 대학 시절 봉사단체에서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런데 남편이 보기에 부인은 결혼한 후 점점 ‘한심한’ 여자가 돼 갔다. 사회문제에 관심도 없고 살림도 등한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로지 남편이 돈만 벌어오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점점 함께 살 재미가 없어졌다.

부인은 얼마 전 남편 친구들과 부부동반 여행을 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이 “우리 마누라는 냉장고에서 양파가 썩어가도 모른다”며 자신의 흉을 본 것이다. 그 전까지는 남편이 일 때문에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남편이 자신을 싫어해서 일을 핑계로 늦게 귀가하고 외도를 하고 있다고 믿게 된 것이다.

부인에게 남편이 원할 것 같은 여성 스타일을 물었다.

“남편은 자신감 있고 활동적인 여자를 좋아할 것 같아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남편이 선택해 준 것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했지요. 그런데 ‘냉장고 사건’을 통해 남편의 본심을 알게 됐어요. 이혼도 생각했지요. 그런데 솔직히 두려웠어요.”

그렇다면 어떤 여자가 자신감 있는 여성일까. 부인은 “자기 일을 하고 주관이 확실하며 남편의 대화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부인은 상담을 하면서 직장에 다시 나갈 것을 결심했다.

얼마 뒤 다시 상담을 했다. 부인은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취직 준비를 하면서 잃었던 자신감도 어느 정도 되찾았다. 달라지는 부인을 보면서 남편도 부인에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 자신에게 부인만한 사람도 없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오랜 불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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