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편집없는 예술…“관객과 소통, 이 맛에 연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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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1일 07시 00분


■ 이들이 연극에 빠진 사연

(왼쪽부터) 배우 정보석, 조재현.
(왼쪽부터) 배우 정보석, 조재현.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사랑을 받고 사는 두 사람이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연극무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재현은 아예 ‘연극 때문에 소속사가 파산하게 생겼다’란 말이 나돌 정도이다. 두 사람은 왜 이토록 연극을 사랑하고 있을까.

● 정보석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영화보다 연극을 하면 행복하다. 일단 돈이 안 돼서 떳떳하게 행복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다. 영화는 완성된 대본이라도 있지만, 드라마는 그때그때 대본이 나와 온전하게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반면 연극은 한 사람(캐릭터)을 만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가 있다. 게다가 관객이 있다. 내 한계, 갈등, 고민을 미처 다 해결하지 못 한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야 한다. 그 긴장감,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변형과 발전, 치열한 도전. 배우로서 이것처럼 즐거운 게 또 있을까.

● 조재현

프로그래머로서도 배우로서도 연극무대가 편하고 행복하다. 사실 스스로 물은 적이 있다. ‘왜 연극이 좋았을까’. 결론은 이것이다. 영화는 최종적으로 관객과 만날 때 감독, 편집자의 손끝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연극은 ‘준비, 땅’하는 순간 감독권과 편집권을 배우가 갖는다. 그래서 연극을 배우예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어느 순간 관객이 느슨해졌다 싶으면 템포를 빨리 간다. 이건 편집권이다. 실수, 돌발사고가 터졌다? 감독이 무대로 올라올 수 없지 않나. ‘NG!’를 낼 수도 없다. 배우가 판단해서 대처해야 한다.

오디오 감독권도 있다. 관객이 많을 때와 적을 때, 배우가 오디오(목소리)를 조절하기도 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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