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크리스마스에 찾아오는 ‘행복대결’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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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말고 해마다 크리스마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은?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다. 러시아, 벨루로시 등 해외 발레 단체들이 내한해 펼치는 ‘수입 호두까기 인형’이 많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UBC), 서울발레시어터(SBT) 등 국내 3대 발레단이 각기 다른 ‘호두까기 인형’으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특히 올해는 SBT가 한국적 춤을 가미한 ‘토종 호두까기 인형’ 버전을 처음 선보이면서 그동안 꾸준히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해 온 국립발레단과 UBC에 도전장을 냈다.

○ 볼쇼이 버전이냐 한국 버전이냐 무대대결 볼만

볼쇼이 버전을 따르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주인공을 성인 무용수가 맡고 호두까기 인형만 아역 무용수가 연기하는 반면 키로프 버전의 UBC는 1막에서 주인공 소녀 클라라 역을 아역이 맡는 등 1막에 아역들이 많이 등장해 좀 더 아기자기한 무대로 꾸민다. 국립발레단에서는 주인공 이름도 ‘마리’로 바뀌었다.

‘호두까기 인형’의 원본인 이바노프 버전을 제임스 전의 새로운 안무로 선보이는 SBT의 ‘호두까기 인형’에는 ‘각국 춤’ 대목에서 한복과 상모가 등장하는 등 한국적 요소도 가미됐다. 제임스 전은 “원래는 8분 분량의 ‘꽃의 왈츠’가 12분가량의 2인무 ‘그랑파’와 이어져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전체 템포를 고려해 각국 춤의 순서를 새롭게 배열하고 음악 템포도 좀 더 빠르게 해 흥겨움을 더했다”고 말했다.

○ 스타 무용수들의 불꽃 튀는 경연장

‘호두까기 인형’은 공연 기간이 긴 만큼 각 발레단의 주요 무용수들이 총출동해 번갈아 무대에 서게 된다. 국립발레단은 올해 처음으로 스타 무용수인 김주원과 김현웅을 마리와 왕자로 호흡을 맞추도록 배역을 맡겼다. 이와 함께 전효정-장운규, 윤혜진-이영철, 김리회-이원철이 함께 짝을 이루고 볼쇼이 발레단 주역들도 내한해 무대에 오른다.

UBC는 황혜민-엄재용, 강예나-이현준이 주인공을 맡는다. SBT의 경우 얼마 전 내한했던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라벨르’에 출연했던 무용수 옌스 베버가 왕자 역을 맡았다. 사탕요정 역은 크로아티아 국립극장의 에디나 플리차니치가 출연한다. 안무가 제임스 전과 김인희 SBT 단장 부부는 각각 클라라의 대부 드로셀메이어와 클라라 엄마 역을 맡아 15년 만에 처음으로 한무대에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 크리스마스마다 호두까기가 찾아오는 이유는?

왜 크리스마스 무렵엔 항상 ‘호두까기 인형’을 하는 걸까?

이유는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크리스마스이브에서 크리스마스 아침까지이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하고 극중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이 나오는 등 흥겨운 연말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장난감 인형들의 춤이 등장하는 등 동화적 구성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것도 가족 발레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7세 이상 입장 가능한 다른 공연과 달리 ‘호두까기 인형’은 48개월(만 4세) 이상 입장이 가능하나 이 때문에 다른 공연에 비해 공연장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한 편.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호두까기인형 공연 일정표
단체공연 정보
국립발레단20∼29일(26일 공연 없음) 월∼금 오후 7시 반, 25일과 토 일 오후 3시, 7시 반.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2만∼7만 원.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8, 9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 13∼15일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23∼26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29, 30일 군포시 문화예술회관. 2만∼5만 원(지역별로 다름). 02-2204-1039
서울발레시어터21∼25일 오후 3시, 8시 (21일 낮 공연, 25일 저녁 공연 없음). 분당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낮 공연 2만∼5만5000원, 저녁 공연 3만∼6만5000원.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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