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레포츠 칼럼]연극…"역할체험 통해 융화력 키워"

  • 입력 2003년 2월 1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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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당하는 아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부족하고 또래 집단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한다.

따라서 당연히 다른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끝내 스스로의 존재가 ‘폭력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묵인할 수밖에 없다.

흔히 부모들이 왕따당하는 아이들에게 ‘너도 맞서 싸워라’고 주문하지만 그 처방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있는 자기 역할의 적극적인 모색이지 결코 그들과의 불화를 지속시키는 맞대응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방식을 몸에 익히게 되면 아이들은 커서도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면 언제나 시기와 질투, 싸움으로 그 상황을 돌파해 나가려 할 것이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은 연극이라는 가상적인 상황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연극이라는 것 자체가 모든 등장인물이 가지는 캐릭터가 조화되는 놀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은 연극 체험을 통해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타인과 융화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 연극은 표정과 동작, 말투를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므로 사회성과 교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준다. 자신감을 키워주는 데도 더없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극에 참여한 아이는 전체 연극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고, 나아가 자신이 어떻게 해야 이 연극이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지 고민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또래집단 내에서 어떻게 해야 적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이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체득한다. 아이들에게 ‘너는 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니’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이원형 싸이더스 ‘리틀즈’이사 goldfish@sid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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