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우리몸에 녹아든 의학사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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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사 여행/예병일 지음/368쪽·1만3000원·효형출판

‘중세 이발사=해부학교사’

“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몸.”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인 저자가 우리 몸에 녹아든 의학사를 인문학적으로 쉽게 풀어 썼다. 인간의 육체를 지도 삼아 떠나는 의학 과학 탐험기인 셈. 두개골 수술을 처음 시도한 원시시대부터 인간 해부를 둘러싸고 교회와 과학자가 크게 다퉜던 중세, 인간 유전자 프로젝트가 시작된 현대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중세시대 해부를 위해 칼을 든 사람은 이발사였다. 해부학 교사로 활동한 이발사의 전통은 이발소의 삼색등에 남아 있다. 빨간색은 동맥, 파란색은 정맥, 흰색은 붕대를 뜻한다.

인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레이우엔훅의 현미경, 뢴트겐의 X선, 라우터버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이어졌다. 20세기는 뇌 연구로 대뇌피질의 각 영역이 담당하는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지만 뇌엽절제술을 행동교정술로 악용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저자는 “몸은 죽음과 끊임없이 투쟁해온 모든 이의 경험과 열정이 켜켜이 쌓인 인체지도”라며 “그 지도는 지금도 여전히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말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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