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창업 불황속 길찾기]건강시대…전통요리점 뜬다

  • 입력 2004년 2월 19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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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이나 장어, 두부, 보쌈 등 전통 업종은 광우병이나 조류독감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음식점 창업 업종으로 고려할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가 불황이어서 창업에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제공 창업e닷컴
굴이나 장어, 두부, 보쌈 등 전통 업종은 광우병이나 조류독감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음식점 창업 업종으로 고려할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가 불황이어서 창업에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제공 창업e닷컴
《‘음식점 창업에도 길은 있다.’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때문에 전반적으로 음식점이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음식점을 창업하려고 생각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몸에 좋은 전통음식에 관심을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는 것. 두부와 굴, 갯장어 등을 활용하면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웰빙’의 흐름도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미 고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라면 불황 극복을 위해 대체 메뉴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아직도 불황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창업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업종 있나=다양한 야채와 기름기를 뺀 삶은 고기가 주 메뉴인 토속보쌈 전문점이 있다. 육류를 섭취하는 방법 중 하나가 삶아 먹는 것이기 때문에 건강식의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진다.

보쌈집 창업 성공의 관건은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와 일정하게 좋은 맛을 내는 김치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자신이 직접 메뉴를 개발할 수도 있고 ‘원할머니 보쌈’ 등과 같은 프랜차이즈를 이용할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배추 절이는 법과 고기 삶는 법, 위생관리 등을 교육하고 아침마다 핵심 재료인 돼지고기와 김치를 공급한다.

토속보쌈 전문점의 창업비용은 30평을 기준으로 점포 임대료를 제외하고 가맹비와 보증금, 시설비, 주방기기 등을 포함해 6000만∼7000만원선. 쟁반국수와 족발 등을 함께 판매하고 배달판매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식이라면 빠지지 않는 전통 음식 가운데 다른 하나는 장어. 비타민 A를 많이 함유하고 있고 발육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먹장어는 주로 ‘꼼장어’로 불린다.

최근에는 전통음식을 취급하면서도 실내장식은 현대화하는 집들이 많아지고 있다.

장어전문점 ‘황가네’에서는 장어를 24시간 동안 재워 비린내를 없앤 양념구이를 제공한다. 장어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을 위해 미끼 상품으로 1000원짜리 잔치국수도 제공한다. 16평 점포를 창업하는 데 점포임대비를 제외하고 4200만원가량 든다.

‘굴마을’은 바다의 우유라는 굴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 맛깔스럽고 개운한 맛의 굴국밥과 굴수제비를 3500∼4000원대에 판매한다. 낙지와 해산물, 버섯, 야채가 들어간 굴버섯전골이나 삼계탕에 굴을 넣은 굴반계탕 등 이색적인 메뉴가 많다. 창업비용은 30평 기준으로 임대료를 제외하고 6800만원 정도.

서민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인 순대를 현대적인 실내장식으로 공략하는 업종도 있다.

순대볶음점 ‘숲풀림’은 모든 메뉴를 5분 안에 조리하는 법을 개발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1800만∼2000만원선.

▽전문가 조언=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은 “작년부터 확산되고 있는 건강열풍과 함께 외식시장이 굴요리, 민속두부, 토속보쌈, 장어, 생선구이, 건강야채 전문점 등 토속적이면서도 몸에 좋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토종 외식업은 대중을 상대해 비수기가 뚜렷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단 서비스와 맛을 차별화하는 것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런 전통 음식류는 ‘슬로 푸드’로 다양한 맛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맛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할 때도 본부의 메뉴 개발능력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식자재도 냉동을 할 경우 맛이 변형될 소지는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는 것.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고깃집을 운영하는 경우 손을 놓고 보고만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깃집인 계경목장이 브로콜리싹과 겨자싹, 양배추순 등 20여 가지 채소를 주재료로 하는 ‘새싹 비빔밥’ 메뉴를 개발해 점심 매출을 늘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고깃집에서 주꾸미 메뉴를 개발해 재미를 보거나 샤브샤브 집에서 해물과 버섯 샤브샤브를 개발해 매출을 늘린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육류 파동 피할 수 있는 음식점 업종
업체주재료 내용 및 특징창업비용
(점포비용제외)
굴마을
02-551-0111
굴로 다양한 메뉴 개발.30평 기준
약 6800만원
황가네 꼼장어
02-784-7950
장어현대적인 실내장식으로 기존 장어구이집과 차별화.
독특한 맛을 내는 양념 개발.
20평 기준
약 5000만원
원할머니 보쌈
02-2282-5353
돼지고기육류 섭취방법 중 하나인 삶는 방식으로 건강식임을강조.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을 겸할 수 있음.
30평 기준
약 7000만원
숲풀림
02-307-1004
순대대표적 서민메뉴로 값이 싼게 장점. 현대적인 실내장식으로 여성고객 확보에 노력.20평 기준
1800만∼2000만원
자료 창업e닷컴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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