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기자의 히트&런]희섭, 승엽을 보고 배워라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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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초이’ 최희섭(27)이 며칠 전 LA 다저스에서 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4년 새 벌써 세 번째 이적이다.

2003년 말 시카고 컵스에서 플로리다로 옮길 때 그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 데릭 리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04년 다저스로 옮길 때는 브래드 페니, 폴 로두카 등 쟁쟁한 빅리거가 빅딜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엔 빈손이다. 다저스는 최희섭을 웨이버 공시했고, 보스턴은 공짜로 데려갔다.

이달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조짐이 보이긴 했다. 김인식(한화) 대표팀 감독은 최희섭을 보고 연방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대로라면 많이 고전할 것 같은데…”라며 틈만 나면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요미우리)과 비교할 때 배워야 할 게 많다. 승엽이는 상대 투수에 따라 배팅이 달라진다. 반면 희섭이는 자기의 스윙만 고집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희섭을 방으로 불러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희섭의 반응은 “일리가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배웠다”였다.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이 쓴소리를 했을 때도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는 내가 유일하다”고 했다. 물론 이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한국인 최초의 빅리그 타자 최희섭을 만들었다.

반면 이승엽은 2004년 일본 데뷔 첫해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모든 것을 버렸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카하시 요시노부(요미우리) 등 일본 타자의 비디오를 보면서 벤치마킹했다.

지금 최희섭에게 필요한 것도 열린 마음이다. WBC 내내 부진하던 최희섭은 14일 미국전에서 대타 3점 홈런을 쳐 내며 한 방에 일어섰다. 하루빨리 최희섭의 ‘역전 홈런’이 터지길 기대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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