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ML통신]스타 빠져도 이기는 다저스

  • 입력 2001년 5월 29일 18시 07분


야구의 묘미는 팀플레이와 팀워크에 있다.

그것이 어느 구기종목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야구가 개인 성적을 바탕으로 한 단체운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와 팀의 목표가 항상 동일할 수 없기 때문에 스타가 많으면 많을수록, 홈런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팀에 따라서는 경기의 흐름이 자기 중심적이고 홈런 한방에 의존하는 야구로 흐를 함정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야구는 산술적 계산이 안서는 스포츠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즉, ‘1+1〓2’가 아니라 ‘1+1〓4’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뛰어난 슈퍼스타를 영입하면 더 잘 될 것 같아도 ‘1+1〓-1’의 효과가 올 수도 있어 팀성적을 예측하기 힘들다.

박찬호가 통산 70승을 거둔 날 1루수이자 1번 타자인 로두카는 단신(1m78)임에도 불구하고 공 수 주에서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리솜 역시 자기 역할 이상을 해주면서 셰필드와 캐로스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았다. 이 두 선수는 28일에도 3안타씩을 뽑아내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는데 LA는 4-2로 뒤져 패색이 짙던 연장 12회말에 3득점해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보였다.

박찬호의 70승은 뛰어난 상대투수와 가공할 상대타선에 대비한 본인의 집중력, 팀내 스타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로두카, 그리솜 같은 타자들의 팀플레이가 빚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31일 맞붙을 콜로라도 로키스의 마이크 햄튼은 29세로 가장 뛰어난 좌완투수중의 한 명으로 8년 장기계약과 고액연봉으로 금년 시즌 후 FA가 되는 박찬호의 몸값에 곧잘 비교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또한 팀타율이 3할이 넘는 스타군단과의 일전은 박찬호의 올스타전 출전 가능성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LA의 팀워크 야구가 몇 점을 뽑아낼 수 있을지를 지켜볼 수 있는 흥미로운 카드가 될 것이다.

허구연<야구해설가>koufax@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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