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영웅과 역적은 백지장 한 장 차이!!!"

  • 입력 2002년 4월 2일 17시 17분


보통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아마도 성공과 실패라는 말과 연관된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유명한 발명가 에디슨은 어린 시절 계란을 직접 품어본다던가 하는 이상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바보라는 놀림을 받았던 것. 그러나 에디슨은 타고난 창의성과 노력으로 전구, 축음기, 영사기 등을 발명해내며 우리에게는 발명의 천재로 알려져 있다.

만약 에디슨이 전구 등이 발명에 실패했다면 어땠을까? 그를 발명의 왕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중요한 것은 그가 전구를 발명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이 같은 일은 스포츠에서도 다르지 않다.

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 전통의 축구 강국인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양팀은 전후반, 연장 전후반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들어섰다.

브라질이 3:2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바조의 킥이 골대 위로 벗어나며 94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브라질의 품으로 돌아갔던 것.

사실 바조는 준결승까지 고비마다 골을 터트리며 이탈리아가 결승에 오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해낸 선수. 하지만 결승전에서의 승부차기 실축으로 영웅에서 역적으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버렸다.

지난 1일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LG와 동양의 경기에서는 이와 상반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3쿼터 초반 15점차로 리드하고 있던 LG는 용병 보이드의 퇴장 이후 동양의 거센 반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후 9점 차까지 쫓긴 상황에서 LG의 조우현이 정면에서 3점슛을 던졌으나 빗나갔고 바로 속공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

다급해진 LG의 김태환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

선수들이 벤치로 돌아오자 김 감독은 조우현에게 왜 무리한 3점슛을 쏘냐며 마구 혼냈고 작전타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마침내 5점차로 좁혀져 벼랑에 몰린 LG, 보이드의 퇴장으로 인해 공격까지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조우현이 상대 코트 왼쪽 3점 라인 바깥에서 벼락 같은 3점포를 성공.

결국 이 슛이 승부를 결정지으며 승부를 5차전으로 몰고 갔다.

만약 이날 동양이 역전승했다면 조우현이 역적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3점포 한 방으로 결국은 이 날의 최고 영웅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김태환 감독의 인터뷰가 걸작.

“조우현 선수가 컨디션이 매우 좋았어요!”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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