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이바라키 가시마구장

  • 입력 1999년 6월 2일 19시 18분


지난해 일본프로축구 J리그 우승팀인 가시마 앤틀러스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이 손을 잡아 성공시킨 대표적인 프로축구팀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팀의 연고지인 가시마시가 있는 이바라키현은 전통적으로 축구와는 인연이 멀다. 현 일본 축구국가대표선수중 가시마 앤틀러스 소속 선수는 있지만 이바라키현 출신이 없는 점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바라키현은 91년11월 J리그 출범에 맞춰 가시마시 등 이바라키현 소속 5개 지방자치단체와 43개 기업이 출자해 가시마 앤틀러스를 탄생시켰다.

축구붐 조성을 위해 당시 현지사가 직접 나서서 ‘가시마 앤틀러스를 격려하는 모임’을 만들었고 팀전력보강을 위해 브라질 국가대표출신인 세계적인 스타 지코를 영입했다. 발족당시 ‘잘하면 중위권’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약 강팀으로 부상하자 축구열기는 급속히 확산됐다. 2002년 월드컵의 이바라키현 개최지가 현청소재지인 미토시가 아니라 가시마시인 것은 거의 전적으로 가시마 앤틀러스 덕분이다.

이바라키현 개최준비위원회는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현내에서 열리는 각종 축구대회를 월드컵개최 기념대회로 이름지었고 주요 이벤트가 열리는 곳마다 월드컵코너를 개설해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경기장건설과 도로정비, 수송, 숙박, 경비대책 등도 이 위원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월드컵경기는 일본 최고의 축구전용구장으로 꼽히는 가시마 축구경기장을 증축해 치를 계획. 93년 만들어진 현립 가시마경기장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전체 관중석에 지붕을 덮는 축구전용구장으로 가시마 앤틀러스의 홈구장으로 활용돼 왔다.

이바라키현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 수용인원 1만5천명인 이 경기장을 4만1천8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01년 끝날 증축에 소요되는 비용은 1백93억엔. 공사기간중에도 J리그 경기를 여는 것이 눈에 띈다. 경기장 증축은 직사각형 형태의 기존 경기장 지붕을 없애고 2층을 보강하는 형태다. 장애인을 위한 좌석을 대폭 늘리고 대형영상장치를 신설한다.

일본의 월드컵 10개 경기장중 기존 경기장을 토대로 증축하는 형태의 경기장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바라키현 월드컵개최준비실 쓰치코 히로아키계장은 “신축과 증축 중 어느 쪽을 택할지를 놓고 검토한 끝에 가시마 경기장이 지은지 얼마안된 신식경기장인데다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증축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열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시마 앤틀러스팀의 자원봉사자와 팬은 월드컵 기간중 대회운영 지원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월드컵에 대비해 가시마 시민사이에서는 자발적으로 외국어 공부모임이나 관광안내강좌 등이 늘어나는 등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우선 교통문제. 도쿄의 우에노에서 JR특급이 다니는 현청소재지 미토시와 달리 가시마시는 열차교통편이 불편하다. 가시마시에 숙박시설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숙박문제도 간단치 않다. 선수단 및 대회관계자들을 위해서는 경기장 부근의 가시마 센트럴호텔에 신관을 만들어 해결할 생각이지만 관광객이 묵을 호텔이나 여관은 부족하다. 이바라키현측은 도쿄나 미토시의 숙박시설을 이용하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바라키현은?

일본 간토지방의 북동부에 있는 현. 면적 6천94㎢, 인구 2백98만3천여명. 일본 47개 도도부현중 면적은 24위지만 히타치시 가시마시 등 주요 공업지대가 있어 인구는 11위다.

이바라키현 북부의 히타치시는 전자공업이, 동남부의 가시마시는 중공업이 발전했으며 남서부의 쓰쿠바시는 과학연구단지로 유명하다. 일본 도도부현중 공업출하액이 9위를 차지한다. 쌀 보리 차 멜론 등의 농업도 발달해 있다. 현청 소재지는 미토시.

★가볼만한 명소

이바라키현은 흔히 ‘눈에 보이는 관광자원은 적지만 일본역사의 흐름을 알고 찾아가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는 곳’이란 평가를 받는다.

확실히 이바라키에는 후지산이나 이즈반도 하코네 닛코처럼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적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현청소재지인 미토시에 있는 가이라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 가나자와의 겐로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의 하나로 꼽힌다.

약 13㏊의 정원내에 2월하순에서 3월하순 사이 1백종류 3천그루의 붉고 흰 매화가 활짝 핀 모습은 장관이다. 또 여름에는 철쭉, 가을에는 싸리꽃이 만발한다.

가시마시내에 있는 신사인 가시마 신궁은 기원전 6백60년에 창건됐다고 전해질 만큼 오래된 신사로 국보급 문화재가 많다. 월드컵기간에는 이 신사에서 13년마다 열리는 축제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해발 8백76m의 쓰쿠바산은 산중턱에 펼쳐진 3천여그루의 매화나무숲과 산정상에서 바라보는 간토평원의 장관이 볼만한다.

〈미토〓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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