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새벽불공도 헛되이…" 고개떨군 주형광

  • 입력 1999년 10월 26일 23시 33분


불운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롯데의 왼손 에이스 주형광. 정규리그에서는 4번의 완투를 포함해 13승을 올려 롯데가 8개팀 중 승률 2위를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영 풀리지 않았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나와 1승1패. 그나마 1승은 구원승.

그는 이 4경기에서 불과 7과 3분의 1이닝만을 지켜 경기당 2이닝도 채 던지지 못했다. 8실점으로 평균자책은 무려 9.82. 정규리그의 3.98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이 벌어진 26일 동이 틀 무렵.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된 주형광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숙소를 나왔다.

그가 찾은 곳은 대전 인근의 보문산.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는 보문산에 있는 사찰 불광사에서 아침까지 불공을 드렸다. 그 덕일까. 주형광의 피칭은 눈부셨다.

3회까지는 말 그대로 퍼펙트. 4회에 안타 1개와 볼넷을 허용했지만 4,5회 다시 삼자범퇴.

그러나 아뿔사. 6회에 불운이 찾아왔다. 한화 최익성과 풀카운트까지 가며 대결을 벌이다 2루타를 맞은 것. 이어 볼넷과 안타를 연속내준 뒤 주형광은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도대체 왜 이리 안될까” 주형광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대전〓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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