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부 질식수비에 KCC 고성능포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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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PO 최소인 54점으로 묶어… 동부, 챔프전 먼저 2승

동부와 KCC의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3차전이 열린 20일 원주 치악체육관은 복도까지 가득 메운 3389명의 만원 관중 속에 찜질방처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바지 왼쪽 주머니에서 연방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다. “손수건 두 개가 다 젖었어요. 짜면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예요.”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양복 상의를 벗고 나타난 강 감독의 와이셔츠는 흠뻑 젖어 속살이 비칠 정도였다.

열띤 분위기에 최강으로 불리던 KCC 선수들은 주눅이 든 것 같았다. 전반에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인 20점에 그쳤다. 정규시즌에 평균 82.5점으로 득점 1위에 올랐던 KCC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동부는 정규시즌 평균 73.9득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지만 실점(70.1점)이 가장 적은 질식 수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떨쳤다. 동부는 62점만 넣고도 KCC를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인 54점으로 묶으며 8점 차 승리를 거둬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역대 챔프전에서 1승 1패였다 먼저 2승을 올린 팀이 우승한 경우는 6번 중 5번으로 83%에 이른다.

동부는 하승진의 위치에 따라 여러 명이 달라붙는 함정 수비와 철저한 외곽 봉쇄로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KCC는 크리스 다니엘스(18득점)만이 10점을 넘겼을 뿐 하승진(8득점), 강병현(5득점), 임재현(2득점) 등이 모두 한 자릿수 득점으로 침묵했다. KCC는 3점슛 10개를 시도해 1개만 적중시켰다.

동부에선 무릎이 신통치 않은 윤호영의 활약이 빛났다. 통증으로 평소 연습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윤호영은 37분을 뛰며 16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CC는 윤호영을 막기 위해 다니엘스와 에릭 도슨에게 협력 수비를 맡겼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윤호영과 절묘한 팀워크를 맞춘 동부 간판스타 김주성은 20점을 터뜨렸다. 4차전은 22일 원주에서 열린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동부 강동희 감독

부상으로 염려했던 윤호영, 박지현 등이 120%로 잘했다. 오늘처럼 많이 뛰는 농구를 해야 승산이 있다. 경기 초반 흐름을 뺏기지 않으려고 실책을 줄이고 리바운드를 강조했다. 우리 공격력이 약한 만큼 KCC도 못 넣게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것 같다.

■ KCC 허재 감독

제대로 한 게 없다 보니 할 말이 없다. 1, 2쿼터에 이미 승부가 결정 났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동부 윤호영 수비를 도우라고 지시했는데 착각을 했는지 제대로 못해줬다. 1차전 완패 때처럼 움직임이 나빴고 서서 하는 플레이가 문제였다. 하승진은 이틀을 쉬고 나온 게 오히려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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