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삼바춤 추는 K리거 팀내 최다득점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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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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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박은호-광주 주앙파울로
5골-3골 “우리 팀 기둥”

브라질 용병들의 활약에 두 시민구단이 울고 웃는다. 지난겨울 광주 최만희 감독은 주앙파울로(23)를 영입했다. 대전 왕선재 감독도 박은호(본명 케리누 다 시우바 바그네르·24)를 발굴해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메이드 인 브라질’ 용병 듀엣은 따듯한 봄바람이 불면서 K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리그 9라운드를 마친 13일 현재 주앙파울로는 7경기에서 3골, 박은호는 9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득점 선두인 김정우(29·상주)의 8골에는 못 미치지만 이들은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 3경기 연속 골 “골을 기다려 왔다”

리그 3경기 연속 골로 광주의 2연승을 이끌었던 주앙파울로는 문전에서 누구보다 골 욕심이 많은 열혈 스트라이커. 4월 20일 선발로 나간 컵대회 전남전에서 페널티킥을 자기가 차겠다고 최만희 감독에게 요청했다가 실축했고 결국 팀은 패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약혼녀 말레지아(22)가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더 그랬다. 이후 그녀가 지켜본 리그 2경기에서 연속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그녀도 외국은 처음이다”라며 “나를 믿고 따라줘 고맙다. 더 많을 골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왼손에 낀 약혼반지를 만지작거렸다.

○ 솔로지만 “여자친구보다 승리가 먼저”

박은호는 대전 팬들에게 잊지 못할 개막전을 선사했다. 3월 6일 울산과의 개막전에서 나온 환상적인 프리킥 2방은 그를 ‘프리킥 종결자’로 불리게 했다. 이어진 2경기에서 잇달아 골을 넣은 그는 시즌 초반 김정우와 함께 득점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브라질 무술 카포에라를 익힌 그의 텀블링 세리머니는 화려했다.

하지만 한동안 침묵했다. 5경기 연속 무득점. 속이 편치 않을 만한데도 그는 “골을 넣는 스포츠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담담해했다. 8일 그는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멋진 중거리 슛으로 득점포를 다시 가동했다.

한국 선수들이 친근하게 자신을 부를 수 있도록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꾼 그는 “한국 여자와 결혼해 찰랑찰랑한 생머리 2세를 만들겠다”면서도 “팀 승리가 먼저”라고 했다.

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이들의 첫 맞대결에선 한 살 어린 주앙파울로가 골을 넣으며 승리를 따냈다.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온 두 용병이 소속 팀과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게 할지 팬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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