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임형주의 뮤직 다이어리]유럽 최고의 음악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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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불멸의 프리마돈나로 뜬 무대는?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는 이탈리아의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에 출연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음악축제는 이처럼 유명 작곡가 겸 지휘자, 성악가가 공을 들이는 까닭에 음악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다. 동아일보DB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는 이탈리아의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에 출연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음악축제는 이처럼 유명 작곡가 겸 지휘자, 성악가가 공을 들이는 까닭에 음악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다. 동아일보DB
동아일보 8월 21일자 D2면에 ‘베로나·바이로이트…오페라의 성지에서 격정과 감동을’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불멸의 거장, 베르디와 바그너를 기리기 위해 이탈리아의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같은 세계적인 여름음악축제가 준비한 공연에 대한 내용입니다.

○ 유럽 최고의 음악축제,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불멸의 작곡가인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자신이 활동하던 당시로서는 새로운 개념의 음악극을 선보이기 위해 독일 남부의 소도시, 바이로이트 그린힐에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극장을 건설했습니다.

이 극장은 독특한 건축 외관 및 뛰어난 음향을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웅장한 공연장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바이로이트의 대표 관광명소가 됐지요. 1876년 8월 13일 자기 최고의 작품이자 불후의 명작인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를 초연하며 바이로이트가 자신의 ‘음악의 성지’가 됐음을 전 세계에 알린 일이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뿌리입니다. 1882년에는 ‘파르지팔’이 초연됐습니다.

제1, 2차 세계대전으로 한동안 중단됐다가 1951년부터 다시 정기적으로 개최됩니다. 이때부터 독일 사람들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이라고 부릅니다. 이후 오늘날까지 세계 최정상급의 성악가와 음악가가 거쳐 갔습니다. 바그너를 추종하는 전 세계의 ‘바그너리안’(바그너의 광팬을 일컫는 말)의 ‘여름 아지트’로 뜨거운 인기와 사랑을 한몸에 받는답니다.

그 덕분에 독일 남부의 작은 시골마을이자 소도시였던 바이로이트는 매년 정열적인 여름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은 다른 음악축제와 달리 바그너의 작품만을 상연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유럽의 또 다른 음악축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독일에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 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있답니다. 일명 잘츠부르크 음악제 혹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음악축제로 불립니다. 천재 음악가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서 그를 기념하기 위해 1877년부터 1910년 사이에 8회에 걸쳐 개최된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기념 음악축제가 시초였답니다.

첫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1920년에 정식 개최됩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20세기 명지휘자인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의 공연, 독일 출신의 불세출의 음악가이자 지휘자인 브루노 발터(1876∼1962)의 공연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다가 1945년에 재개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1956년 이후로는 전설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총감독을 맡아 더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카라얀은 잘츠부르크 시와 시민을 위해 1960년 페스티벌의 상주극장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하우스를 건립했습니다. 페스티벌 하우스의 메인 콘서트홀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2180여 석을 갖췄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를 가진 극장 중 하나이자 세계 최정상의 콘서트홀 중 하나로 음악 애호가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카라얀은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자신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위해 엄청난 공헌을 했던 셈이지요.

해마다 7, 8월이 되면 음악제가 열리고 날마다 크고 작은 음악회와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이 펼쳐지는 페스티벌. 모차르트 작품 말고도 여러 작곡가의 대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정말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악축제답네요!

○ 오페라 애호가의 사랑, 이탈리아의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아레나는 2000년 전에 지은 고대 원형경기장이자 세계 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야외 원형경기장 건축물입니다. 여기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오페라 축제, 이탈리아 베로나의 오페라 페스티벌은 베로나 태생의 유명 테너인 조반니 제나텔로와 공연 기획자인 오토네 로바토가 아레나 광장을 바라보는 노천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베르디(1813∼1901)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고대 로마의 아름답고 화려한 유적지이자 야외경기장인 아레나에서 그의 오페라 ‘아이다’를 공연하자는 구상이었습니다.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의 상임 지휘자 겸 음악감독이던 툴리오 세라핀(1878∼1968)이 여기에 공감하며 동참 의사를 나타냅니다. 이 세 명은 큰 사명감을 갖고 페스티벌을 추진합니다. 그리고 1913년 8월 10일, 아름다운 달이 원형 극장에 모인 청중 2만 명을 비추는 가운데 오페라 ‘아이다’가 공연돼 대성공을 거둡니다. 이어진 8회의 공연 역시 객석이 초만원을 이룹니다.

이렇게 해서 매년 열리는 정기행사로 자리 잡자 베로나 시민은 자신들의 도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관광사업 발전을 위해 행사를 적극 지원합니다. 그동안 베니아미노 질리, 티토 스키파, 마리오 델 모나코, 주세페 디 스테파노처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정상의 전설적인 테너가 해마다 출연하며 세계 최대의 오페라 축제이자 여름음악축제가 됩니다.

무명에 가깝던 불멸의 프리마돈나이자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인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이 페스티벌을 통해 두각을 나타냅니다. 올해는 페스티벌 탄생 100주년 및 베르디 탄생 200주년의 해를 맞이하여 더욱 성대하고 화려한 프로그램을 선사했습니다.

임형주 팝페라테너
#마리아 칼라스#소프라노#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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