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타인과의 긍정적인 소통을 원한다. 하지만 ‘소통이 잘되지 않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다. 자신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성심성의껏 소통하려고 하는데, 도통 상대가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거나 혹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대개 이럴 때 소통을 포기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안합이라는 사람이 어느 날 위나라 태자의 스승이 된 후 거백옥이라는 사람을 찾아가 물었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는 무례하고 천박합니다. 그와 함께 어떤 일을 도모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지경입니다. 그가 가진 지혜는 남의 잘못을 잘 들춰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자신의 잘못은 잘 알지 못하고요. 이런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거백옥이 대답했다.
“경계하고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몸을 올바로 가지십시오. 태도는 순순히 따르는 것이 좋고 마음은 온화하게 가집니다. 이 두 가지를 함에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순순히 따르되 그에게 끌려가지 않아야 하며 온순함을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온순히 따르는 태도로 남에게 끌려가다 보면, 결국 낭패를 당하고 맙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아이와 같다면 그와 더불어 아이같이 행동하십시오. 상대방이 분수없는 사람이라면 그와 함께 분수없이 행동하십시오. 상대방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당신 역시 종잡을 수 없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이것을 잘 해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을 만나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의사소통을 할 때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건 단지 지식의 수준만 맞추는 건 아니다. 그와 함께 ‘소통의 스타일’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상대가 하는 사고의 스타일과 말하는 방법까지 정교하게 추측하고, 그 결에 따라 소통해야 한다. 때로는 비슷한 어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어느 누구와도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란 자신의 스타일마저도 카멜레온처럼 상대방에게 맞출 수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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