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김유나/한달에 만원으로 헬스장 다니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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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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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밥을 먹고, 운동을 하며 몸을 가꾸고, 병원에 가서 건강 상담을 받는 여유. 취업을 목전에 둔 대학 4년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처럼 들린다. 요즘 대학생은 다르다. 전쟁으로까지 비유되는 취업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자신의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 ‘캠퍼스 알뜰 건강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몸은 내가 챙긴다는 생각에서다.

바쁜 학업 중에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시간을 쪼개 헬스클럽에 등록해야 하고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들러야 하며 패스트푸드 대신에 건강식을 먹어야 한다. 대학생에게 이러한 시간은 사치다. 그러나 대학이 학생의 건강한 캠퍼스 생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체력 시설이나 진료 상담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캠퍼스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한다. 캠퍼스 주변의 스포츠센터와 비교하면 시설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교내 시설은 시간과 경비 면에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캠퍼스 알뜰 건강족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건강 체력실에서 헬스 시설을 이용한다. 월 1만 원이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도 몸짱이 될 수 있다. 저렴한 이용료로 체력을 기르고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학교 보건실을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예방 접종이나 의료 상담을 받을 수도 있는데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자궁경부암의 경우 시중 병원보다 많게는 8만 원까지 저렴하다. 강의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 간편하게 진료를 받고 저렴하게 예방접종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캠퍼스내 건강시설은 학생의 ‘헬스 메이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학생은 시설을 이용하면서 시간을 절약하고 돈을 아끼고 건강을 챙기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는다.

씁쓸한 점이 있기는 하다. 건강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기업의 채용 항목에 체력 테스트가 포함되면서부터이다. 건강이 취업에 필요한 또 하나의 스펙이 된 셈이다. 취업의 문을 열기 위해 통과해야 할 관문이 너무 많다. 영어 학점 외모 봉사. 그리고 체력까지. 이유야 어쨌든 건강관리를 해두는 일이 나쁠 게 뭐 있나 싶다. 하지만 스펙을 위해 몸을 만드는 친구를 볼 때면 정작 필요한 마음의 건강은 잊은 게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김유나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4년 본보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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