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아마존 정글보호’ 중국이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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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7일 03시 00분


“100만 달러란 말입니까?”

세계 최대 국립공원이 있는 브라질 아마존 유역 아마파 주의 안토니우 왈데스 주지사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내가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 병사 1명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100만 달러에 이른다는 말을 한 직후였다. 그에게 다시 물었다.

“만일 아프간에서 병사 한 명을 빼서 그 돈을 당신에게 준다면 뭘 할 수 있습니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세 명만 철수시키면 아마파주립대를 1년 동안 운영할 수 있고 아마존 보호를 위해 헌신할 대학생 1400명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물론 전쟁비용을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절약된 전비(戰費)가 전부 학교나 공원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또 우리 앞에는 실제로 적이 존재한다. 비용에 관계없이 무조건 싸워야 하는 전쟁도 있다. 하지만 아프간전쟁이 그냥 공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님을 계속 상기시키기 위해서라도 전비 비교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끊임없이 비용이 드는 거래를 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을 안정시키는 데 드는 돈을 부담한다면 중국은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야 한다.

열대우림 보호활동을 하는 한 국제단체는 2015년까지 브라질,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 등의 열대우림 황폐화를 25% 줄이는 데 3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해 세계은행(IBRD)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3조86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왜 지금까지 세계 공익을 위해 한 번이라도 기여하지 않았을까. 이런 행동으로 중국이 직접적 이득을 보지는 않겠지만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미국도 세계를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의 무임승차도 이제 끝나야 한다. 중국 역시 세계를 위해 합당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가 열대우림 황폐화를 막는다면 세계가 2020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실천해야 할 탄소배출감축량 중 상당한 양을 거저 얻게 된다. 나의 이번 여행 동료인 국제환경단체 ‘국제보존협회’의 글렌 프리켓 수석부총재는 이렇게 말한다.

“브라질과 같은 산림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은 이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들은 열대우림에서 나오는 물을 에너지와 농업에 이용하며 천연자원에 기초해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새로운 모델을 찾았습니다. 브라질은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기술, 정치적 의지, 규정과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친환경적인 경제방식을 채택해 확대할 수 있는 돈입니다.”

앞서 소개한 왈데스 주지사는 산림보호지역을 만들고 토지생산성을 개선하며 아마존의 권리를 확립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는 이미 주의 75%를 산림보호지역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관련 법률도 제정했다. 친환경 벌목과 생태관광, 열대우림을 활용한 의약품과 화장품 생산을 뒷받침할 기술대학도 창설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돈이 필요하다.

열대우림은 지구 표면의 5%밖에 안 되지만 현존하는 생명체의 50%가 이곳에서 산다. 국제보존협회의 표어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재앙’이다. 우리가 아마존을 잃는다면 기후변화는 물론이고 지구를 풍족하게 만들던 생물의 다양성 상실이라는 결과를 곧바로 느끼게 될 것이다. 브라질은 자신의 몫을 행할 준비가 돼 있어 보였다. 하지만 우리도 과연 그런가. 중국은 또 어떨까.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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