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윤연]北, 잠수함정으로 무슨 장난칠지 모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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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북한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침략행위’로 규정하며 연일 강도 높은 공갈협박을 쏟아내고 있다. 1994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키리졸브 연습은 북한과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미 증원군의 한반도 전개 절차와 전쟁수행능력을 점검하는 합동지휘소연습(CPX)이다. 또 독수리 연습은 북한의 후방침투에 대비한 합동 야외기동훈련이다.

때마침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안이 의결되면서 북한의 행태는 도를 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핵 공격과 대남 국지도발이다.
北, 마음 먹으면 30분 내 침투 가능

그러나 북한이 남한에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언급한 대로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류의 의지로 김정은 정권은 지구상에서 소멸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의 가능한 시나리오는 국지도발이다. 북의 예상되는 국지도발은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서북 도서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주시하는 이유는 그쪽에 아직도 취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7일 새벽 김정은은 연평도를 포격했던 장재도, 무도 방어대를 전격 방문해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적진을 아예 벌초해 버려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8일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을 찾아 “북한의 어떠한 도발행위도 즉각 무력화할 수 있는 한미연합 태세를 갖춰 주길 바란다”며 “특별히 연평도 주민과 NLL에 대한 대비태세를 잘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의 서북 도서 무력도발은 북한에는 지리적인 장점이 있어 유리하고, 우리에게는 불리하다. 서북 도서는 대한민국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반면 북한에는 막강한 4군단 병력이 있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NLL에서 60km 떨어진 고암포에 기습상륙작전에 투입될 공기부양정 70여 척을 준비 완료했다. 마음만 먹으면 30분 내에 서북 도서 어느 곳이든 상륙할 수 있다. 또 반잠수정으로 은밀하게 특공요원을 침투시킬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해병대 사령부를 모체로 서북도서사령부를 창설해 그동안 많은 대비를 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전력 보강에 허점이 있다. 국방부는 전력증강사업으로 서북 도서 일대에 공격헬기,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 음향표적탐지장비 등을 배치했지만 K-9 자주포 증강 배치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이뤄진 것이 별로 없다.

정작 필요한 적 해안포 정밀 타격용 미사일 ‘스파이크’와 감시용 전술비행선 도입이 연기되었다. 백령도에 배치한 코브라 공격헬기는 바닷물 염분으로 인한 부식 방지 조치가 되어 있지 않아 바다 위에서 훈련비행하는 것조차 어렵다. 공격헬기 사업은 북한 특수군이 공기부양정과 AN-2 항공기를 이용해 서북 도서와 수도권 서측으로 기습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다. 공격헬기는 해상작전과 지상 작전을 동시에 수행해야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북한의 낡은 전차만 상대해선 안 된다.
‘제2의 천안함’ 도발 철저 대비를

NLL은 우리에게 취약 해역이다. 게다가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은 눈에 보이는 NLL이 아니라 바다 밑 NLL이다. 천안함 폭침으로 재미를 본 북한은 또다시 잠수함정을 침투시켜 무슨 장난을 칠지 모른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북한 잠수함정의 예상되는 도발 시나리오를 찾아내야 한다.

북한은 남쪽을 불바다로 만들고 벌초하듯이 싹 쓸어버리겠다는데 새 정부의 안보라인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국회는 시급하게 정부조직법부터 처리해야 한다. 하루빨리 안보시스템을 갖추고 정부와 군, 국민 모두가 총력안보에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북한#잠수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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