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엘리너 오스트롬]‘리우+20’ 정상회의에 바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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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2012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리우+20)’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각국 정상은 이 회의에서 위기에 처한 지구적 생명 유지 시스템에 관해 단일화된 합의를 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된 합의는 중대한 실수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협약으론 해양, 대기, 숲, 수로,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다양성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국제적으로 상호 연계된 오늘날의 사회가 직면한 이런 거대한 사안을 다뤄본 적이 없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도시-국가별 환경정책이 더 효과적


지난 수십 년간 이뤄진 연구는 도시별, 국가별, 국제적 수준의 다양한 정책이 단일화된 합의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접근법은 설혹 한두 가지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지속성을 발휘해 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점진적인 정책화가 유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인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자 도시와 경제를 보호하려고 개별적인 행동을 취하는 지도자가 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해안과 강변 또는 삼각주에 위치한 주요 도시들은 수십 년 내 해수면 상승과 그로 인한 범람, 홍수 피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가 이런 도시들의 책임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이 낫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의 방침을 내놓거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세운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미국 내 30개 주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자체적인 액션 플랜을 수립했고 900개 도시가 ‘미국 기후보호협약’에 합의했다.

이런 풀뿌리 환경정책의 다양성은 경제 논리에도 부합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환경오염 없는 도시에서의 삶을 추구하는 교육 수준 높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것은 미래 성장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우리는 각국의 도시가 지구적 생명 유지 시스템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수십 년 내에 환경 파괴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도시 간 상호연락 시스템의 출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리우+20’은 분명 중요하다. 지난 20년간 이뤄진 개발은 이상향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제 미래 발전의 전제조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개별 국가 또는 국제적 수준의 지속 가능성은 지구적 지속 가능성이 돼야 한다. 이것은 자국 경제의 기반이 돼야 하고 우리 사회의 구조가 돼야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가 미래성장 방향

이제 목표는 지속 가능성을 전 지구적으로 상호 연계된 사회의 DNA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에너지, 식량, 안보, 도시계획, 빈곤 퇴치 같은 문제에 대해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목표다.

목표를 정하면 관성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루려면 국가든, 도시든, 조직이든, 그리고 개인이든 모두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만들고 진전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

수십 년 뒤에는 실현 가능한 해법의 경제적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생명 유지 시스템의 변화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우선적 목표는 미래 세대가 위험에 처하도록 두지 말고 이 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엘리너 오스트롬 인디애나대 교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Project Syndicate

편집자 주: 오스트롬 교수는 12일(현지 시간)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이 칼럼은 그의 유작이다.
#시론#엘리너 오스트롬#리우데자네이루#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지속가능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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