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만성 변비, 대장암 위험신호일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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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백정흠 교수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백정흠 교수
201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만9000여 명이 대장암에 걸렸다. 암 가운데 남자는 두 번째, 여자는 세 번째로 많다. 대장암이 많은 이유는 경제성장과 함께 고지방식 및 육류 섭취가 많은 서구식 식습관이 확대되고 흡연 운동부족 환경오염이 증가한 것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대장암은 초기 증세가 거의 없고 어느 정도 병이 진행돼야 증세가 나타난다. 그것도 빈혈 변비 혹은 치질 등의 증세와 유사하다. 2013년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대장암 환자 7명 중 1명이 변비 증상을 호소한다고 발표했다. 대장암의 진행 정도가 높을수록 변비 경험 비율이 높아져 4기 환자는 3명 중 1명이 변비를 경험했다. 불행한 것은 이 같은 증세를 치질이나 변비로 간과하기 쉬워 암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최근 한 중년 여성이 부풀어 오른 배를 움켜쥐고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외래를 찾았다. 1년 전부터 항문에서 출혈이 있어 단순히 치질로 여기고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개월 전부터 변비 증세가 심해졌지만 생업에 매달리느라 병원에 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며 심한 복통이 있어 급히 병원을 찾았다.

결국 직장에스결장 부위에 암이 자라나 대장 내부를 막아버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 여성은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데 성공해 다행히 응급수술을 피할 수 있었다. 상태를 회복한 며칠 뒤에는 복강경 대장절제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복강경 대장절제술은 응급수술에 비해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

간이나 폐로 전이되지 않아 더 큰 수술은 막을 수 있었지만 수술 후 항암제 투여 등 추가적인 치료 과정이 남게 돼 ‘좀 더 일찍 병원에 오시지…’ 하는 아쉬움이 컸다. 사전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만일 대장암 전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했다면 간단한 대장내시경 시술로 어렵지 않게 완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장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원인이 되는 작은 대장용종을 대장내시경을 통해서 제거한다면 큰 수술과 힘든 항암제 치료를 피하고 완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백정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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